[취재일기] '소파 치우기'가 화제인 새누리당

최선욱 입력 2016. 7. 29. 00:23 수정 2016. 7. 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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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욱 정치부 기자
새누리당에서 권위적 상징으로 지목된 서울 여의도 당사 대표실 소파. [사진 최선욱 기자]

다음달 9일 전당대회를 앞둔 새누리당에선 ‘소파 논란’이 한창이다. 당 대표 후보인 김용태 의원이 지난 24일 “가장 먼저 대표실에 있는 구름같이 높은 소파부터 치우겠다”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김 의원은 ‘혁신 8대 약속’을 발표하면서 “어깨에 힘을 빼자” “소파를 바꿔 당의 일상 모습을 국민과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파 치우기’는 김 의원의 8대 약속 중 첫 번째로 소개됐다. 그러자 당 안팎에선 즉각 “당 대표 도전자의 첫 번째 혁신 비전이 소파 치우기냐”는 비판이 나왔다.

‘소파 논란’에 불을 붙인 건 친박계다. 비박계인 김 의원은 4·13 총선 패배 이후 줄기차게 ‘친박 책임론’을 주장해 왔다. 그런 김 의원이 친박계로선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 김태흠 의원은 지난 27일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주재한 ‘친박계 만찬’에 참석한 뒤 “당 대표를 노리는 사람이 소파를 치우겠다는 수준의 깊이 없는 즉흥적인 이야기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계파 갈등이 ‘소파 논란’을 부르면서 전당대회에서 비전과 담론을 얘기하는 목소리는 좀처럼 듣기 어렵다.담론과 비전 없는 모습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당원협의회 간담회에서 드러났다. 당협위원장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간담회를 한다는 소식에 당 대표 후보자 6명 중 5명이 달려왔다. 이들은 오 전 시장을 향해 “차기 대통령은 오세훈”(이주영), “더 큰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정병국), “오 전 시장 앞날에 영광이 분명히 찾아오리라”(한선교)는 등 구애경쟁을 벌였다.

홍문종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당 대표 출마를 고민하다 결국 포기한 일도 ‘비전 상실 현상’의 연장선에 있다. 이들은 당 대표 후보로서 가져야 할 당 쇄신에 대한 고민보다 ‘당선 가능성’만 고려하다 물러난 측면이 크다는 게 당 안팎의 시선이다. 심지어 지난 27일 서청원 의원 주재 만찬에선 ‘친박계 모임’임을 의식해 참석 눈치 작전도 벌어졌다. 이주영 의원 측은 당초 “초대받진 않았지만 참석해 인사한다”는 말을 주변에 흘리며 친박계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여론이 좋지 않자 결국 불참했고 28일 오전에는 “소문이 그렇게 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당 대표 후보자들은 “비전과 담론을 제시했지만 부각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당의 비전과 담론을 소파 논란과 낯 뜨거운 아부성 구애에 가려지도록 했나. 후보자들에게 과연 책임이 없나. 전당대회의 판은 그들이 앞서 만들어 가야 한다. 비전 없는 당에 지지를 계속 보내줄 국민은 없다.

글, 사진=최선욱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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