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설 연휴에도 현장 지킨 근로자들

유명한 2016. 2. 1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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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황금 연휴가 끝났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KTX 울산역에서는 정겨운 광경들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직접 짠 참기름 한 병과 김치 한 봉지라도 더 싸서 보내려는 모정, 극구 마다하는 부모의 주머니에 용돈 봉투를 찔러 넣고 기차에 뛰어오르는 자녀, 손자·손녀가 탄 열차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는 노부부의 뒷모습. 매년 명절마다 반복되는 모습이지만 사랑이 가득한 짐꾸러미들만 봐도 가슴 한편이 따뜻해진다.

그런데 많은 시민이 넉넉한 명절 연휴를 행복하게 보내는 동안에도 고향을 찾지 못하고 산업 현장을 묵묵히 지킨 근로자가 적지 않았다.

10일 오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입구에는 근로자들의 출퇴근용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었다. 전체 6만여 명(협력사 포함) 중에서 이날 출근한 근로자는 2만여 명이나 됐다. 황금 연휴(6~10일) 동안 6만여 명이 현장을 지켰다. 근로자 전진규(53·건조5부)씨는 “오랜 불황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어 설 연휴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대형 조선소가 들어선 경남 거제도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는 10일 2만2500여 명의 근로자가 출근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자체 연휴로 정한 11일에만 근로자 4만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출근한다. 근로자들은 “선박·해양플랜트 생산설비 납기를 맞춰 고객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더 바쁘게 보낸 중소기업 근로자도 많았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휴대전화 부품 등을 생산하는 세일전자의 경우 설 당일(8일)만 빼고 150여 명이 모두 출근해 12시간씩 2교대로 일했다. 수출·납기를 맞추기 위해서다. 회사의 설 연휴 근무 계획에 근로자들이 흔쾌히 동의했고, 회사는 고마움의 표시로 떡국 등 설 음식을 제공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이들 근로자를 만나 “진정한 우리 경제의 기둥이자 애국자”라고 격려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연휴(7~13일)에 약 16만 명의 중국 관광객(유커·遊客)이 한국으로 몰려왔다. 이들을 맞느라 경북 경주 등 주요 관광단지의 호텔 서비스업종 근로자들도 설 명절 귀성 대열에 끼지 못했다.

1월 1일 개인·가정·기업·국가는 저마다 신년 목표를 세웠다. 다이어트·금연 등 개인적인 것부터 가족의 건강과 행복, 회사의 흑자 전환, 대한민국 경제의 불황 탈출까지 다양했다. 40여 일이 지난 지금 뜻대로 잘 안 풀렸더라도 아직 포기는 이르다. 음력으로 새해가 된 설날을 기점으로 심기일전(心機一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절에도 산업 현장을 지킨 간절함과 고향을 찾아 재충전한 에너지를 모아 ‘다시 뛰는 대한민국’의 동력으로 삼으면 어떨까.

유명한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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