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의원님들 신뢰도가 .. "

김형구.김성룡 2015. 10. 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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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구</br>정치국제부문 기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지난 2일 국감에서 답변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 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진 장면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의락 의원=“친북인명사전에 4명의 정치인이 있는데 여전히 반국가행위를 했다고 생각하는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뭐, 거기 있으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홍 의원=“이분들이 친북 영향을 받아서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부정하고 마르크스·레닌 노선을 따랐다는 건가?”

 ▶고 이사장=“그런 행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고 이사장은 2010년 3월 ‘친북인명사전’ 편찬을 추진했다. 민간단체인 ‘국가정상화추진위원장’ 자격으로였다. 친북인명사전엔 박원순 서울시장과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우상호 의원 등을 포함해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이인영·오영식 의원이 들어 있었다. 국회 미방위원인 우상호 의원은 두 사람의 문답을 지켜보다 “제가 친북인사로 지명당했는데 어떤 친북행동을 했는지 조목조목 밝혀야 할 것”이라며 “(사실이 아닐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 이사장은 “지금은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 법적 책임도 지겠다고 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여당인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이 나섰다. 그는 “우상호 의원이 친북용공이라면 내가 무료 변론을 해 주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사시 35회)은 고 이사장(사시 18회)의 검찰 후배다. 박 의원은 “우 의원은 지역주민들이 선택한 국회의원인데 친북용공인사라면 대한민국 국민 몇백만 명이 친북용공이라는 소리냐”고 되물었다.

 방문진은 MBC 대주주이자 방송 경영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지금 그런 시각을 가지고 방문진 이사장이 되셔서 MBC 신뢰도가 올라가겠는가? ”

 ▶고 이사장=“질문하신 건가? 신뢰도로 따지면 뭐 의원님들도 신뢰도가 그렇게 높은 건 아니지 않은가?”

 회의를 진행하던 새누리당 소속 홍문종 국회 미방위원장이 나섰다. 그는 “그렇다고 국감장에 와서 의원들 신뢰도를…”이라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민주화운동’과 ‘친북’의 경계선을 인정하지 않는 고 이사장의 ‘소신’이 옳은지 그른지는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야당이 그의 발언을 고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매카시즘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당사자가 느닷없이 거론한 “의원님들의 신뢰도”다. 올해는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 열리고 있다. 국감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대한민국 국회만의 ‘특별 수단’이다. 그 수단은 지금 고 이사장이 조롱할 만큼 위협받고 있다.

글=김형구 정치국제부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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