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무도가요제'에서 배우기

양성희 입력 2015. 8. 28. 00:10 수정 2015. 8. 2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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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br>논설위원

‘역시 무도(무한도전)는 무도’다. 지난 22일 방송된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 가요제’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무도’ 멤버들과 가수들이 팀을 이뤄 신곡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시청률 20%를 넘겼고 전 곡이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음악적 완성도도 고루 높았다.

 ‘무도가요제’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면서 최근 가요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지나친 권력화에 대한 우려다. 막판에는 공연장 쓰레기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그럼에도 큰 탈 없이 치러진 이번 가요제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관객의 ‘떼창’이었다. 신곡인데도 군데군데 떼창이 흘러나왔다. ‘무도’ 멤버들도 놀라며 “감동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무도가요제’는 가요제 당일 행사에 그치지 않고 사전 준비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파트너 가수 선정, 작곡 과정을 한 달여 보여줬다. 얼핏 소재 우려먹기로 보일 수도 있으나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자연스레 멜로디를 익힌 것이다. 마냥 쉽지 않은 창작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함께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갖기도 했다. 그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과정으로서 TV프로그램을 체험했다는 얘기다.

 이처럼 ‘과정’을 보여주며 시청자 참여 폭을 넓히는 것은 ‘무도’의 오랜 장기이자 최근 흥행하는 콘텐트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유민영 에이케이스 컨설턴트는 셰프들의 경연인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공 요인으로 “(요리) 과정을 보여준 점”을 꼽았다. ‘쿡방’ 같은 1인 방송 콘텐트들도 다 그렇다. 매끈하게 꾸며진 결과물이 아니라 거칠어도 메이킹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젊은 층에 인기 높은 1인 방송은 더 나아가 시청자와 1대 1 관계를 특징으로 한다. 사실은 1 대 다(多) 채팅 방식이지만, 불특정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 방송과 달리 특정한 나에게 말 거는 사적 방송이란 느낌이 강하다. 진행자와 내가 특별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착각이다. 친구가 됐든 팔로어가 됐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먹히는 것도 이런 1대 1 관계에 대한 환상 때문일 것이다.

 결과 아닌 과정, 참여와 1대 1 쌍방향 관계 맺기. 이는 결국 ‘소통’으로 귀결된다. 열혈 팬덤의 출발점도 여기다(그간 시청자 참여의 획기적 방식을 개척해온 ‘무한도전’은 예능으로는 팬덤이 형성된 1호 프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건 성공한 콘텐트의 법칙만은 아닐 것이다. 성공한 미디어, 성공한 리더, 성공한 정치의 비결이기도 할 것이다.

양성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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