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 여행작가에서 사업가 변신 박솔희 한국커피위즐 대표

2015. 8. 3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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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소중한 인연이 여행작가를 최고경영자(CEO)로 변화시켰죠. 앞으로도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업가가 될 거예요."

8월 19일 개업식을 마친 새내기 사업가 한국커피위즐 박솔희 대표(사진)는 사람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박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고 실현한 것 모두 우연히 만난 소중한 인연과의 연결고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의 원래 직업은 여행작가다. 20대에 이미 '내일로 기차여행'을 집필해 1만7000권 이상 판매를 기록한 바 있다. 여느 사업가처럼 사업에 큰 꿈을 품고 창업에 도전한 것도 아니다.

위즐커피 역시 베트남 여행이 계기가 됐다. 베트남 여행에 관련된 책을 쓰기 위해 현지 취재에 나섰던 박 대표는 베트남의 관광지만큼 매력적인 커피를 발견하게 됐다.

박 대표는 "베트남에서 여행책 관련 취재를 하며 마셨던 커피가 너무 맛있어 한국에서도 계속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현지의 맛을 살린 커피를 한국에서도 즐기고 싶어 수소문하다가 커피 수입 사업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주목한 '위즐커피(weasel coffee)'는 사향족제비 커피원두다. 사향족제비는 베트남에 서식하는 족제비과의 동물로, 사향고양이처럼 잘 익은 커피 열매를 먹고 원두의 쓴맛과 떫은맛이 제거된 씨앗을 배출한다. 이 씨앗을 원주민들이 채집해 세척한 후 햇볕에 말린 것이 바로 사향족제비 커피원두인 위즐커피다.

그는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커피'로 알려진 사향고양이 커피, 일명 '루왁 커피'에 견줄 수 있는 커피로 '위즐커피'를 꼽는다. 아니 그의 표현에 따르자면 루왁커피보다 착한 커피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는 "품질은 최고지만 위즐커피는 동물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는 착한커피"라며 "루왁커피가 고양이를 가둬 키워 동물학대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위즐커피는 족제비를 방목해 자연에서 기른다"고 설명했다.

새내기 사업가에게 사업 추진과정은 매순간 죄충우돌이었다. 한국과 베트남 간 사업 문화가 달라 겪은 시행착오도 여러 번. 통관문제로 커피를 실은 컨테이너가 항구에 발이 묶여 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여행지에서 만난 지인이나 또 먼저 사업을 시작한 선배들의 조언이 잇따랐다. 박 대표에게는 이들이 바로 소중한 인연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 인터넷쇼핑몰을 비롯해 국내 커피숍, 레스토랑, 백화점, 마트, 호텔, 편집숍, 아트숍, 선물가게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회사가 위치한 '열정도'의 청년 창업가들과 연계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용산구 남영동 인근 인쇄소 골목에 위치한 열정도는 청년들이 식당·카페·옷집 등을 열며 형성한 새로운 상권이다. 박 대표는 "열정도의 청년장사꾼들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인생의 모든 만남은 단 한 번뿐이고 소중하다는 '일기일회(一期一會)'를 항상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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