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애인 이름은 참아주세요

2015. 4. 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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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타투안내서

나도 타투해볼까 고민하는 사람들, 이것만은 꼭 확인해야…단순한 디자인에 알록달록 색 입힌 올드스쿨 장르 인기몰이

요즘 '패피'(패션 피플) 사이에 대세라는 타투를 받아볼까? 근데 살짝 겁도 나고, 무엇보다 올바른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타투를 고민하는 자를 위한 안내서.

얼마나 아플까?

타투이스트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아픔은 주관적이다. 수치로 객관화할 수 없다. 짐작할 따름이다. 사람의 피부는 표피와 진피로 이뤄져 있다. 진피에는 모낭, 피지선 등이 있다. 타투는 바늘을 찔러 잉크를 넣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잉크는 표피와 진피 사이에 넣는 게 보통이다. 바늘이 진피층까지 너무 깊숙이 들어가면 모낭과 피지선이 다칠 수 있다. 부위마다 고통의 정도가 다르다. 살이 많은 곳보다 살이 없어 뼈와 맞닿은 곳이 더 아프다. 타투이스트 레이지슬로우는 "몸의 다양한 부분에 타투를 받아봤는데, 어떤 곳은 뜨거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 뼈와 가까운 곳은 시큰하다. 아픔이 계속 반복돼 짜증나고 싫은 느낌이지만, 참을 만하다. 조금만 더 아프면 안 하겠지만, 이 정도면 다음에 또 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얼마일까?

타투이스트의 시간을 사는 거라고 보면 된다. 시간제로 비용을 책정한다는 뜻이다. 타투 크기와 비용은 직접적인 상관은 없다. 작은 타투라도 정교한 그림이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큰 타투라도 단순한 그림이면 시간이 덜 걸린다. 타투이스트의 실력과 경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타투이스트라면 시간당 10만~20만원 수준이다. 물론 더 싼 타투숍들도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싼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어디서 시술받나?

초창기만 해도 타투숍 대부분이 서울 홍대 앞에 몰려 있었다. 이후 강남, 이태원 등지로도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이제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타투숍을 만날 수 있다. 포털사이트만 검색해도 수많은 타투숍들이 줄줄이 뜬다.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타투를 시술받은 지인의 소개가 가장 믿음직하다. 결과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인터넷으로 찾는다면 시술 결과 사진 포트폴리오를 꼭 챙겨보는 게 좋다.

처음에는 패션타투나 레터링 추천글귀 선택은 신중하게올드스쿨이 2D라면 뉴스쿨은 3D

무엇을 새길까?

자신의 몸 어디에 새길지는 미리 정한 경우가 대부분일 터. 다음 고민은 무엇을 새길지다. 각 신체 부위에 알맞은 적절한 크기와 모양이 있으니 타투이스트와 상담해서 정하는 게 보통이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대략 정하고 가면 더 좋다.

타투에도 장르가 있다. 가볍게 처음 새긴다면 패션타투나 레터링이 좋다. 패션타투는 별, 십자가, 하트, 새, 꽃 등 작고 단순한 문양을 새기는 것이다. 정식 타투 장르라기보다는 액세서리 개념이 강하다. 레터링은 글자를 새기는 것이다. 요즘은 캘리그래피 서체가 발달해 거의 그림 수준에 이르렀다. 글자체와 디자인은 타투이스트와 의논하면 되지만, 내용은 스스로 정해야 한다. 자신의 몸에 영원히 남는 글귀인데, '예쁜 걸로 아무거나 해주세요' 하면 너무 무책임하지 않은가. 참고로 지금 사귀는 연인의 이름을 새기는 건 별로 권하지 않는다. 앞날은 모를 일이다.

요즘 유행하는 장르로는 올드스쿨이 있다. 미국 전통 타투로, 단순한 디자인에 알록달록 색깔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범선, 돛, 제비 등 정형화된 도안이 있다. 작고 단순하면서도 예뻐 처음 시도하는 이들도 선호한다. 뉴스쿨은 올드스쿨에서 파생한 장르다. 올드스쿨이 2D라면 뉴스쿨은 3D다. 좀더 세밀한 묘사와 입체감이 특징이다. 일본 전통 타투는 이레즈미라 한다. 용, 호랑이, 연꽃, 잉어 등으로 몸의 넓은 부위를 뒤덮는 문신이다. '야쿠자'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예술성을 인정받는 장르다. 이레즈미를 모티브 삼아 컬러를 넣고 입체적으로 표현한 재패니즈 뉴스쿨도 있다. 스위스 타투이스트 필리프 뢰가 이레즈미와 서양 타투를 섞으면서 정립했다.

검은색 잉크의 농도를 조절해 흑백사진처럼 묘사하는 장르로 블랙 앤 그레이가 있다. 그림이나 사진처럼 세밀한 묘사가 가능하다. 어떤 대상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사람 얼굴을 거의 초상화 수준으로 표현한 걸 포트레이트라고 부른다. 가족이나 커트 코베인 같은 유명인의 얼굴을 새기기도 한다. 트라이벌은 직선과 곡선으로 이뤄진 기하학적 무늬를 새기는 장르다. 뉴질랜드 마오리족, 남태평양 폴리네시아족 등 부족사회에서 주술적 의미로 새기는 타투에서 발전한 것이다. 남성적 느낌이 강하지만, 곡선미가 아름다워 여성들도 선호한다.

이밖에 미국의 멕시코계 이민자 스타일을 의미하는 치카노, 러시아 범죄자들이 감방에서 새기던 문신에서 발전한 러시안 크리미널 타투 등 다양한 세부 장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빵 문신'이라고 해서 과거 감방에서 수작업으로 한땀한땀 새기던 문신이 있다. '一心'(일심) 같은 문구가 대표적이다. 마음에 안 드는 문신을 새로운 문신으로 뒤덮는 커버업, 기존 문신을 다시 손질해 업그레이드하는 터치업 작업도 가능하다.

새긴 뒤 관리는?

타투를 시술받고 나면 보통 랩으로 감싸준다. 2~3시간 뒤 랩을 벗겨내고 나면 물로 씻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전용연고 등 보습제를 계속 발라줘야 한다. 상처를 아물게 하는 연고는 바르면 안 된다. 1주일 정도면 완전히 아물고 자리잡는다. 이 기간에 지나친 운동이나 음주는 피하는 게 좋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사진 서울잉크·오디너리메이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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