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 사칭女, 어떻게 41억을 꿀꺽했나"

2014. 9. 1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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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가방, 외제차, 주택 입주권까지

- 초기에는 자기 돈 들인 뒤 돌려막아

- 야구선수, 회장부인 등 부유층많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병헌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파워블로거 하면 인터넷 블로그 운영자들 중에서도 아주 영향력이 높은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죠. 그런데 이 파워블로거를 사칭해 무려 41억 원의 사기를 친 여성이 검거됐습니다. 주로 부유층을 상대로 명품가방, 수입자동차 심지어 고급 주택 입주권까지 시가보다 싸게 사주겠다고 속였다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자세한 얘기 담당 경찰을 통해서 알아보죠.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박병헌 경위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경위님, 안녕하세요?

◆ 박병헌>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에 잡힌 피의자, 진짜 파워블로거가 아니었던 거죠?

◆ 박병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고 다닌 겁니까?

◆ 박병헌> 자신을 파워블로거라고 소개를 했는데요. 많은 매출이 있어서 세금도 많이 내고 또 올해의 목표도 굉장히 많은 금액을 이야기하면서 피해자들을 믿게 했습니다.

◇ 김현정> 실제로는 뭐하는 사람이에요?

◆ 박병헌> 특별한 직업이 없습니다

◇ 김현정> 특별한 직업이 없는 20대 여성. 그런데 '내가 포털에서 영향력 순위가 어느 정도인 파워블로거다, 그러니까 싸게 뭔가 물건을 구해 줄 수도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걸 사람들이 다 믿었다는 얘기인가요?

◆ 박병헌> 믿었습니다. 처음에는 포털 사이트에서 지원을 받아서 해외 유명브랜드 가방이나 시계 등을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면서, 피해자들로부터 50%의 돈만 받고 나중에 피해자들을 유명브랜드 매장 내에서 만나 물건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믿게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처음에는 믿을 수 있게끔 진짜 물건을 사서 건넸다는 얘기군요?

◆ 박병헌> 그렇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100만 원짜리 가방이면 50만 원은 자기 돈으로 넣어서 하는 식으로. 그래도 파워블로거라고 하면 정말 파워블로거가 맞는지 그 사람 블로그 들어가서 확인도 해 보고. 이런 절차들을 거쳤을 거 같은데요?

◆ 박병헌> 당연히 그런 절차를 거쳐야 되고 피해자들도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물어봤습니다. 그러나 피의자는 포털 사이트와의 계약에 의해서 공개되지 않는 블로그라고 하면서, 만일에 블로그가 노출 되면 계약이 해지돼서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기만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 자체가 그런데 굉장히 모순적이네요. 파워블로그라는 것은 그만큼 블로그가 많은 사람에게 노출이 돼서 영향력이 큰 페이지를 말하는 건데 이게 비공개로 운영이 되도록 포털하고 협의를 했다. 이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부분이잖아요?

◆ 박병헌> 말이 안 되는 부분이지만 피해자들은 그것보다는 실제 50%의 가격만 주고 유명 브랜드 명품을 직접 받았잖습니까? 그래서 그것을 믿게 되는 거죠. 피해자들이 조금만 다시 한 번 확인을 했더라면 이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겠죠.

◇ 김현정> 그렇군요. 보니까 피해자들 중에는 부유층이 많아요.

◆ 박병헌> 부유층이 많이 다니는 미장원 원장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접근을 해서, 부유층 주부 등을 소개받아서 범행이 시작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미용실의 원장이 '내가 이렇게 실제로 싸게 구입을 했어'라는 얘기를 입소문을 내니까 그게 부유층 미용실 고객층들한테 쫙 퍼졌군요.

◆ 박병헌> 예, 그러면서 고객들이 '나도 그럼 하나 사줘' 하는 식으로 이제 시작이 된 겁니다.

◇ 김현정> 보니까 현재 프로야구 선수의 부인도 있고 중견기업 회장의 부인도 있고 이런 사람들이 다 피해를 당했어요.

◆ 박병헌> 프로야구 선수는 본인이고요. 다른 중견업체 사모님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현역 야구선수, 남자 야구선수도 당했다는 말이군요.

◆ 박병헌> 네. 대학 강사분도 계시고 대부분은 일반 주부님들이십니다.

◇ 김현정> 대학강사도 계시고. 그럼 이분들이 파워블로거라는 걸 몰라서 생기는 사기가 아니라는 얘기네요.

◆ 박병헌> 그렇습니다. 모두 파워블로거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 김현정> 그러게요.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인데도. 고가의 사치품들은 어떤 겁니까?

◆ 박병헌> 고가의 사치품들은 사실 우리가 이름만 대면 쉽게 알 수 있는 해외 유명브랜드의 가방이라든지 시계, 외제차량이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외제차량이라고 하면 얼마까지 건넨 거예요? 이 사기꾼한테?

◆ 박병헌> 1억 정도까지도 건넸습니다.

◇ 김현정> 1억 정도요. 고급주택 입주권은 어떻게 된 겁니까?

◆ 박병헌> 고급주택 입주건의 경우는 피해자들한테 33억 정도 되는 아파트인데 포털 사이트에서 분양받아서 5억원에 분양받을 예정이다. 곧 입주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피해자들이 '나도 그러면 하나 해 줘' 그래서, 그러면 당신들한테는 5억은 아니고 한 7억에서 10억 정도로는 구입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속였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7억에서 10억을 낸 사람도 있다는 얘기인가요?

◆ 박병헌> 일단 계약금으로 3억원 정도까지 건네준 사람도 있습니다.

◇ 김현정> 3억원까지. 그렇게 해서 종 41억원을, 몇 명에게 사기를 친 겁니까?

◆ 박병헌> 작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한 10여 개월 정도 됐습니다.

◇ 김현정> 10여 개월. 그러면 순차적으로 이 사람들에게 사기를 쳤다는 건데 어느 정도 선까지 이 사람이 직접 자기 돈을 메워가면서 믿게끔 한 거죠?

◆ 박병헌> 초창기에 유명브랜드 가방이나 시계, 이때까지는 자기들이 돌려막기 식으로 했었고요. 그 이후에는 사실 피해자들이 건넨 돈을 이용해서 범행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실제로 건네받은 사람도 있다는 얘기네요, 물건들을.

◆ 박병헌> 가방이나 시계는 실질적으로 물건을 다 받았고요. 외제차량의 경우도 물건은 받았지만 사실은 할부금액을 다 지불해야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이렇게 사기행각 벌이다 어떻게 덜미가 잡혔습니까?

◆ 박병헌> 최종적으로는 피의자들이 돌려막기 과정에서 금액이 너무 커지다 보니까 자기네들도 어떻게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피해자들에게 알려지게 된 겁니다.

◇ 김현정> 돌려막다 막다 안 되니까 터진 거네요.

◆ 박병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파워블로거를 사칭해서 사기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 박병헌> 사실 파워블로거에게는 어떠한 혜택이 있다는 막연한 유언비어가 유포되다 보니까 , 가해자들이 이런 방법으로 사기범행을 한 건데요. 이런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피해자들 사건 다 밝혀지고 나서 피해자들 만나보셨을 텐데, 정말 감쪽같이 전혀 몰랐다고 합니까?

◆ 박병헌> 그렇죠. 피해자들은 전혀 몰랐으니까 피해를 당했다고 이야기합니다.

◇ 김현정> 사기라는 게 항상 늘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여러분. 정신 바짝 차리시고요. 또 우리 경찰 분들도 이번 사건 정확하게 파헤치셔서요. 유사한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하게 뿌리 뽑아주시기 바랍니다. 경위님 고맙습니다.

◆ 박병헌>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박병헌 경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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