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김세원] '나'를 분실하다

2016. 6. 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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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연예인이 성추문 사건에 연루돼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악과 탐욕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몹쓸 것에 미치도록 유혹하는 거대한 골리앗 같은 세상은 술에 취한 채 흔들거리는 눈동자, 흔들거리는 발걸음을 용케 알아채고는 덥석 물고 악의 뻘밭으로 끌어당겨 스스로 나올 수 없도록 옥죈다. 끊임없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지 스스로 묻고 물으며 ‘나’를 이기지 않고는 결코 저급한 욕망으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바싹 메마른 영혼이 무사히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세상의 유혹에 흔들림 없이 견고히 설 수 있도록 영혼에 철통같은 방화벽을 설정하지 않고는 세상에서 ‘나’를 놓쳐버리고 분실하기 딱 좋은 때이다. 지루하지 않게 살기 위해서는 활력소가 될 만한 무엇인가에 미쳐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올바른 신념과 가치를 가지고 미칠 만한 것에 미치는가에 있다. 가슴 뛸 만큼 미칠 만한 대상을 제대로 만난 것은 행복한 일이다. 문제는 정의롭지 못한 탐욕에 미치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문제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수단과 방법의 정당함을 잃는 것이 문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큰아들 학연에게 세상의 유혹을 좇기보다는 옳은 길로 가라고 가르치시며, 세상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고 이로움과 해로움을 따지는 기준에 있어서 “첫째 옳은 것을 지켜서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첫째 등급이고, 옳은 것을 지켜서 해로움을 당하는 것이 그 아래 등급이고, 또 나쁜 것을 좇아서 이익을 얻는 것이 그 아래 등급이고, 가장 낮은 등급은 나쁜 것을 좇아서 해로움을 당하는 것”이라고 가르치셨다.

당장은 힘들지라도 옳은 길을 걸으며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이로움을 얻을 수 있는데 사람의 마음과 몸은 잠깐의 이익을 위해서 결국 해로움을 당하고 말 잘못된 길로 쉬이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김세원(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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