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착각은 자유/서동철 논설위원

2016. 7. 2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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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얼마 전 미국 여성이 ‘친구 신청’을 해 왔다. 미모의 여군 장교였으니 호기심이 생기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자신을 소개하는 글은 없었지만, 사진을 여러 장 올려놓아 계급이 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쁠 것 없겠다고 생각하고 친구를 수락했다. ‘생각이 있는 미군은 그래도 현지 언론인과 소통하려 노력한다는 뜻이니 기특하군’ 하면서….

며칠 뒤 이 ‘친구’가 글을 띄웠다. 대뜸 “사진을 보니 참 핸섬하다”면서 “사람 좋게 생겨 호감이 간다”고 했으니 “사실 내가 좀 그렇지…” 하면서도 느낌은 좋지 않았다. 이튿날에는 “왠지 모르게 당신이 좋아진다”고 했으니 정상이 아닌 것이 분명해졌다. “그런 것을 한국에서는 인연이라고 한다”고 적어 놓고는 ‘친구 끊기’를 했다.

인터넷을 뒤져 보고 미군을 사칭한 사기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에도 젊고 예쁜 여군 초급 장교, 중년의 고급 장교가 같은 SNS로 친구 신청을 해 왔다. 걸려들 때까지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는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일 것이다. 아니 하늘의 뜻인지도 모르겠다. 착각에 젖어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시험하는….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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