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로맨스그레이/문소영 논설위원

2015. 5. 28.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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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막 노년에 접어든 은발의 잘생긴 남성을 '로맨스그레이'라고 한다. 로맨스그레이의 포인트는 은발인데, 서울 인구도 고령화가 진행된다는데 은발의 멋진 신사를 도심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염색은 간과 눈에 치명적이지만 흰머리를 직장 상사에게 보일 수 없다며 염색하는 사람이 많은 탓이다.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은 이제 은발의 짧은 스포츠 머리지만, 장관직에 있을 땐 늘 검게 염색했다.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대통령에게 흰머리를 보일 수 없다면서 염색머리로 다니다 국회의원이 된 뒤에야 염색을 안 한다. 혹자는 흰머리가 막 나기 시작할 무렵에는 지저분해 보인다면서 염색을 권하는데 주름진 얼굴에 새카만 염색 머리는 균형이 맞지 않는다. 적당한 주름과 흰머리로 연륜과 여유를 과시할 수 있다.

흰머리가 났다며 뽑는 사람들이 있지만, 머리숱이 적어 머리카락 한 올에도 전전긍긍하는 사람으로서 흰머리든 검은 머리든 덥수룩했으면 좋겠다. 은발의 매력에 은근한 환상이 있는데, 이 나이에도 좋은 유전자 덕분에 '로맨스그레이' 되기가 쉽지가 않다. 흰머리가 날 때 머리밑이 가렵다는데 요 며칠 째 머리밑이 근질거려 기대가 크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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