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샤오미의 역습

안호기 | 논설위원 2015. 8. 2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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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브랜드 샤오미는 애플 베끼기에만 골몰하는 싸구려 ‘짝퉁’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최고경영자(CEO) 레이쥔은 신제품 프레젠테이션 때 청바지에 검은색 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스티브 잡스 따라쟁이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국내에 가장 먼저 상륙한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좋은 품질에 놀랐다. 낮은 가격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 ‘대륙의 실수’로 불리기도 했다. 의도치 않게 좋은 제품을 내놓은 건 실수라는 조롱이었다. 그런데 샤오미의 주력 제품은 보조배터리가 아니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밴드, 영상카메라, TV, 에어컨, 공기청정기, 헤드폰, 체중계, 정수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이들 제품은 모두 첨단 스마트기기이다.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 밖에서 제어할 수 있다. 체중계도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창립한 지 5년 된 신생기업이지만 샤오미는 세계적인 스마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MIT가 발간하는 과학기술 잡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2015년 스마트 기업 50’에서 샤오미를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렸다. 애플은 16위였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급성장은 경이롭다.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 삼성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샤오미에 판매량 수위 자리를 내줬다.

샤오미가 다음달 초 온라인 쇼핑몰 ‘G마켓’과 공식 파트너 체결을 협의키로 하는 등 한국 시장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공식 유통채널 없이 병행수입 방식으로 샤오미 제품이 들어왔다. 샤오미가 최근 발매한 홍미노트2는 5.5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중국에서 1차분 80만대가 발매 12시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국내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직접구매 가격은 25만원 안팎이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갤럭시노트5(32GB 출고가 89만9800원)의 3분의 1 가격도 안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마켓이 판매실적 등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G마켓 베스트’를 보면 샤오미의 YI 액션캠(카메라), 큐보박스(블루투스 스피커), 10400MA(스마트폰 배터리) 등이 해당 부문 1위였다. 실수라던 샤오미의 역습은 이미 시작됐다.

<안호기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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