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손과 눈으로 소외된 이웃 보살피고 싶어

2011. 5. 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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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어려운 이웃 돌보는 부산 진여원 / 진여봉사단

조용한 산사의 처마 끝, 가지런히 놓여있는 풍경을 본 적이 있는가? 풍경 사이로 바람이 스치며 나는 맑은 소리는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출 만큼 아름다운 울림을 주곤 한다. 절에 다니지 않아도, 부처님에 대해 알지 못해도 그윽하게 울리는 그 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 소리에 이끌려 낯선 사찰의 문을 두드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지친 삶에 대한 위로를 얻기도 한다. 부산시 북구에 위치한 진여원(원장 남 보타월)/진여봉사단(회장 정보덕심)은 멀리서 들려오는 풍경 소리처럼, 사회의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봉사하며 부처님의 자비와 양선을 실천하며 조용한 울림을 주고 있다.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중생들을 돌보는 천수천안의 관음보살처럼 소외된 이웃을 향한 너른 마음과 깊은 불심으로 뭉친 그들을 만나봤다.

16년 전 구포 둑 무료 급식을 시작으로 꾸준한 봉사 활동 벌여와

진여봉사단은 16년 전 '진여회'라는 이름으로 북구 지역 무료급식을 시작하여 꾸준히 활동을 펼쳐왔다. 그 동안의 봉사활동으로 터득한 노하우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2009년에는 '진여봉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참 나를 찾아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봉사단이란 슬로건으로 출범했다. 진여봉사단은 창립과 동시에 부산시에서 인정하는 비영리단체로 등록,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 이웃들을 위한 체계적인 나눔 운동에 돌입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1996년, 구포 지역에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특히 돌볼 사람이 없는 독거노인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끼니를 거르거나 3∼4일씩 굶고 구포 둑에 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 그 곳을 지키는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라도 대접하자"며 구포 둑을 찾기 시작한 남 원장과 회원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이 일에 나서기 시작했다.

처음 봉사자 30여명으로 시작했던 무료급식은 진여원 개원 이후 꾸준히 그 규모가 커져갔다. 특히 IMF 경제 위기 때에는 급식을 희망하는 어르신과 실직자들이 20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천막 법당까지 마련해야 했다. 급식 초창기만 하더라도 급식 환경이 매우 열악해 봉사자들도, 공양을 받아야 하는 어르신들도 눈시울을 적시면서 공양을 드렸지만, 현재는 진여원 건물 2층에 무료급식소를 마련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점심공양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2번 무료급식을 하는 날이면 6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노숙자와 독거노인 등 150명분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곤 한다.

16년 간의 꾸준한 노력과 무료 급식은 딱딱하게 굳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그저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이곳을 들르던 어르신들도 법당에서 흘러나오는 기도 소리에 조금씩 귀를 기울여 주신다. 따뜻한 태양 때문에 두꺼운 외투를 벗어내 듯,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지만 부처님의 자비는 어느새 그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아 회원들 역시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진여봉사단은 지난 해부터 동지(冬至)에 지역 주민 및 상인들을 대상으로 팥죽을 대접하고 있다. 2009년에는 구포 역전과 자갈치시장에서 3000그릇을, 작년에는 구포 시장 쌈지공원에서 2000여 그릇의 팥죽을 보시했다. "추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분주히 움직여야 하는 일이지만 회원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을 대접하며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는 시간이야말로 진여봉사단 회원들이 가장 편안하게 웃음지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고 남 원장은 전했다.

또한 진여봉사단은 지난 1988년부터 인연을 맺은 부산소년분류심사원에 매달 2차례 꾸준히 방문해 아이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진여원 회원들은 아이들이 마음의 위로를 얻고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심사원 내에 법당을 만들어 아이들이 마음을 수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건물 밖에는 부모들을 위한 야외 관음 보살상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한 아이들의 학습을 위해 수용실에 TV, 책상, 에어컨, 앰프, 운동복 등 물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숫자가 줄면서 부산소년분류심사원은 문을 닫았지만 진여봉사단의 활동은 교도소와 구치소로 이어졌다. 진여봉사단 회원들은 매월 구치소와 교도소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부처님의 말씀을 전달하고 재소자를 위한 생일잔치를 열어주는 등 재소자들의 교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 중 일부는 제대로 자격을 갖추고 교정 활동을 펼치기 위해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따는 열의를 보여주기도 했다.

불교는 예로부터 우리 나라를 지키고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나라가 어려운 순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것이 바로 불교의 주요한 임무이기도 했다. 남 원장은 호국 영령들과 보훈 유가족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배려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위기 때마다 민족의 구심점으로 많은 역할을 해 온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각해 볼 때 진여봉사단과 남 원장 역시 보훈 가족과 호국 영령에 대한 마음 또한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진여원은 1997년부터 호국영령합동 천도제를 봉행하고 호국영령 428위를 법당에 모시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해 6월에는 UN기념공원에 있는 유엔군위령탑 앞에서 한국전쟁 희생 16개국 참전용사와 호국영령 위령제에 참석했다. 진여봉사단은 매년 보훈 유가족을 위한 위안행사와 유자녀 장학금 전달사업을 통해 보훈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으며 2002년 건립한 호국영령추모비는 2007년 국가보훈현충시설로 지정되기도 했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마음, 진여봉사단이 부처님을 전하는 법

부산 진여원의 목표는 무엇보다 포교에 있다. 하지만 그들은 선행을 베풀면서 부처님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묵묵히 일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비를 베푸는 그들이 모습이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에 대한 '좋은 울림'으로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다. 정인자(보덕심) 회장을 비롯한 많은 회원들 역시 심적으로 어려운 중에 진여회를 찾고 봉사를 통해 보살행의 길에 들어섰다. 한참 어려웠던 IMF경제 위기, 이곳을 찾았던 정 회장은 진여원의 따뜻한 마음을 통해 봉사를 배우고 부처님을 배웠다.

그녀를 감싸던 절망감은 봉사를 통해 새로운 희망과 즐거움으로 이끌었다. 그녀는 현재 진여봉사단의 초대회장으로서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산의 북구 지역은 유난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웃들이 많은 만큼 진여봉사단은 늘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항상 경청하면서 더 많은 이웃들에게 봉사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09년 진여봉사단을 창립하며 "천막을 치고 봉사를 시작했던 10년 전의 초발심으로 봉사단을 이끌어 진여원이 천 개의 손과 눈으로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는 복지포교도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진여봉사단의 다짐은 지금도 성실하게 지켜지고 있다.

16년 전 구포 둑 무료 급식을 시작으로 진여원과 진여봉사단의 활동을 앞 뒤에서 지원하며 이끌어 온 남 보타월 원장은 "불자들의 이웃을 위한 봉사 열정과 지극한 불심이 있었기에 진여원이 이웃을 위한 복지도량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실천행을 실현하고 있는 회원들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어려운 시절, 민족의 등불이 되고 어려운 영혼의 구제처가 되었던 부처님의 정신은 진여봉사단을 통해 그대로 이웃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이웃을 향해 내미는 손이 하나씩 더 늘어날수록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통해 부처님을 만나고 자비가 무엇인지, 극락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진여원과 진여봉사단은 복지회관 건립을 위한 천일기도를 봉행하여 오는 7월 중에 회향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의 노력과 정성의 결실을 이루는 날이라 감회가 새롭다는 남 원장.

"24시간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도심 속 법당인 이 곳 진여원은 앞으로도 장학 불사와 어르신들을 위한 여가센터 마련, 불교 유치원 개원 불사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며 그 영역을 넓혀나갈 것입니다. 현재 240명으로 구성된 진여봉사단 역시 보다 많은 불자들과 함께 하며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벌여나갈 예정입니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피력했다.

다가오는 6월10일, 부산 화명동 현충공원에서 호국영령 추모제 및 보훈가족 위안행사를 준비하는 진여원, 진여봉사단.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부산진여원/진여봉사단: 051-338-1008

(끝)

출처 : PRESS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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