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미래형 리더십'

2010. 9. 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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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와이어) 향후 10년간의 조직 변화 모습을 예상할 때 가장 관심을 끄는 화두는 '소셜미디어'와 'Y세대'다. 소통 방식과 조직 구성 모습을 바꾸고 있는 이 두 가지 요소로 인해 미래 조직은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선택된 소수의 리더가 다수를 이끈다는 개념의 전통적 리더십은 더 이상 조직에 잘들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주목받는 미래형 리더십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바로 포용의 리더십과 공유의 리더십이다. 포용의 리더십은 이해와 수용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의 차이를 잘 인식하고, 이러한 차이가 잘 통합되어 작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리더십을 의미한다. 공유의 리더십은 구성원 모두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조직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포용의 리더십과 공유의 리더십 모두 구성원 전체를 더 중요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모든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노력하는 기업은 한두 사람의 리더가조직의 운명을 좌우하는 기업보다 미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패턴을 정확하게 잡아내고 대응할 수 있는 미래형 리더십 준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Ⅰ. 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가?

'소셜미디어'와 'Y세대'는 향후 10년 간 펼쳐질 조직 변화의 핵심 화두이다. 동시에 미래 리더십 변화의 키워드이다. 소셜미디어의 확산은 조직 내부 또는 기업과 고객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또 Y세대라는 전혀 새로운 구성원의 등장은 고령화와 함께 조직의 다양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조직의 소통 방식이 바뀌고 조직의 구성 모습이 달라진다는 것은 조직의 리더십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통 방식의 변화

얼마 전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 비행기에 탑승한 캐나다 출신 가수 데이브 캐롤은 이륙을 기다리며 무심코 창문 밖을 내다보다 믿기 어려운 광경을 목격하였다. 짐을 옮기는 항공사 직원들이 자신의 소중한 기타가 들어 있는 가방을 내팽개치듯 바닥에 내던지는 것이었다. 목적지에 도착 후 기타가 손상된 것을 알게 된 데이브는 항공사에 항의하며 배상을 요구했지만 회사로부터 들을 수 있는 대답은 보상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말뿐이었다. 데이브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자 채 1년도 안되어 7백만 명 이상이 동영상을 보고 공감을 표시하였으며 언론에까지 소개되었다. 빗발치는 비난 속에 회사 이미지가 급속하게 악화되자 결국 회사 경영진이 직접 나서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승객 화물 운반 규정의 개선과 직원 재교육을 약속하며 동영상 삭제를 요청해야 했다.

위 사례는 사람들의 소통 방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 고객들은 더 이상 불만을 속으로 삭이지 않는다. 소셜미디어 기술의 발전으로 고객들은 무수히 많은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며 새로운 파워를 형성한다. 위 사건이 알려지자 다른 항공사들도 화물 운반 및 배상 규정을 고치고 직원 교육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파워를 짐작하게 해준다. 이처럼 웹 2.0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에서 고객들은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으로 부상 중이다. 고객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익히지 못하는 기업은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기업 내부적으로도 소통 방식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화나 이메일이 대면 접촉을 대신하는 주요 소통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메신저를 이용한 채팅 등 문자메시지가 더 선호되는 소통 수단이 되고 있다. 기업 내에서도 엄지 세대(Thumb Generation)라고 불리는 신세대를 중심으로 텍스트 중심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많은 직원들이 블로그, 미니홈피,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세상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이들이 표출하는 회사에 대한 사소한 불만조차 기업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과 IT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리더의 정보 독점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지면서 소위 포지션 파워가 사라지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못한 기존 리더 계층이 소통방식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점도 전통적 리더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바뀌고 있는 조직 구성 지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해지는 또 다른 이유로 Y세대의 성장을 들 수 있다. 지금은 주로 신입사원 계층을 형성하고 있는 Y세대는 10년 후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약30%를 차지할 정도로 조직의 주력이 될 전망이다. 그 결과 우리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475세대와 함께 386세대, X세대, Y세대 등 한 직장에서 4 세대가 모두 주도적으로 일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 그림 > 참조).

Y세대는 기존 세대와 다른 독특한 특성으로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강한 자기주장과 적극적인 의사표현으로 기존 리더들을 당황케 하는가 하면 주도적인 일처리와 높은 미래지향적 참여 정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돈보다는 성장 기회를 더 중시하는 이들에게 조직의 고령화는 커다란 도전이다. 조직 내에서 두터워지는 고직급, 고연령 계층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이들을 어떻게 동기 부여하고 기존 세대와 잘 융합하여 잠재력을 발현하도록 해줄 것인지가 리더십의 중요한 과제이다.

한편, 기존 세대들 역시 새로운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심화되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머지않아 기업에서도 50대 이상의 고령 직원 비율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연공서열과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기존 세대들은 이제 동년배 혹은 나이 어린 상급자의 지시를 받을 수도 있는 업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대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리더들에게는 점점 많아지게 될 고령 직원들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고 젊은 직원들과 조화를 이루어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한 리더십 포인트가 되고 있다.

Ⅱ. 주목 받는 미래형 리더십

이상 살펴본 소통 방식의 변화와 조직 구성의 다양성 심화가 요구하는 미래형 리더십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리더십 대안으로 '포용의 리더십'과 '공유의 리더십'이 있다.

포용의 리더십

미래 조직의 모습에서 가장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다양성(Diversity)심화'이다. 앞서 언급한 세대 다양성 외에도 글로벌화에 따른 인종과 국적의 다양화, 여성 인력의 확대, 신체 장애자의 고용 확대 등 다양성의 범위와 깊이가 점점 더해지고 있다. 아직 우리 기업들에게는 낯선 이슈일 수 있으나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의 성(性)정체성까지도 필수적인 다양성 이슈로 다루고 있다.

다양성이 심화될수록 리더십에서는 조정보다 포용(Inclusion)이 더 중요하다. 조정은 지시와 통제가 중시되는 반면 포용은 이해와 수용에 기반을 두는 개념이다. 경영컨설팅 기업인 알티머그룹의 CEO 챨린 위는 최근 저서 'Open Leadership'을 통해 "미래의 리더는 잘 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포용하는 사람이다" 라며, "다양한 생각을 잘 수용하는 것은 잘 조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라고 강조한다.

포용의 리더십이 단지 세심한 배려나 이해, 관용의 개념에 머무른다면 기존의 서번트리더십 등과 큰 차별화가 없을 것이다. 인사조직 분야의 글로벌 경영 컨설팅사인 휴잇어소시엇츠의 다양성 최고 책임자(Chief Diversity Oficer) 안드레 타피아는 "포용은 사람들 사이의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차이를 탐구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며 그 차이들이 잘 혼합되어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포용의 리더십을 잘 보여준 사례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의 감동을 선사해준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박지성 선수이다. 노장 선수의 경험을 존중하고 가장 나이 어린 선수의 의견도 끝까지 경청함은 물론 팀의 목표를 향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솔선수범함으로써 모두가 자발적으로 팀에 기여할 점을 찾아 움직이게 만들었다. 박지성 선수는 강력한 카리스마 발휘를 통한 팀 장악을 중시하는 과거 방식이 아닌,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신/구가 조화된 뛰어난 팀워크를 창출해내었다.

공유의 리더십

지식과 정보가 리더에 의해 독점되지 않고 구성원들의 주도적 성향이 증가할수록 리더십 발휘는 어려워진다. 경영코치 전문가인 마샬 골드스미스는 "지금까지는 통합적 사고, 비전 제시 등 리더 개인의 역량이 리더십 발휘의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면, 앞으로는 모든 구성원들이 리더십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구성원들이 리더십을 공유할 때, 리더십은 더 이상 리더 개인의 이슈가 아니다. 과연 리더십의 공유는 가능한가?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결과로 나타나는 조직은 어떤 모습일까?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Orpheus Chamber Orchestra)는 1972년 설립된 지휘자 없는 관현악단이다. 지휘자가 없다 보니 연주 곡목의 선정이나 리허설 진행과정에서 모든 단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결과에 강한 책임감을 가진다. 매번 진행을 담당하는 리더는 동료들에 의해 선출된다. 연주 준비는 일반 오케스트라보다 약3배의 시간이 더 걸리지만 음악에 대한 이해와 해석에서 모두가 리더십을 가지고 참여하기 때문에 음악에 모든 단원의 영혼이 들어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앞서 언급하였던 포용의 리더십 관점에서 보면 전통적인 지휘자는 독재자로 불려야 마땅한 최악의 리더이다. 아무리 뛰어난 단원이라도 오직 지휘자가 요구하는 음악만을 강요받으며 음악적 해석이나 기교에서 자신의 주장을 조금도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르페우스는 이런 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구성원들의 음악적재능과 지식이 존중되고 공동의 목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수용될 때 더 가치 있는 음악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오르페우스는 단원 모두가 리더십을 공유하는 민주적 조직 운영 방식을 통해 뛰어난 연주를 이루어내며 성공함으로써 미래형 수평 조직의 모델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오르페우스의 사례가 기업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될 지도 모르겠지만 혁신 기업의 대표 주자 고어사는 리더십 공유가 일반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어사에는 호칭이나 보스, 심지어 공식 직급체계도 없다. 동료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누구나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으며 평가도 동료들에 의해 실시된다. 수많은 기업들의 조직 운영방식을 연구한 미래경영학자 게리 하멜은 "위대한 리더를 채용하거나 키우는 것만이 미래를 대비하는 유일한 길은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완벽하지 못한 리더와 함께 성장할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 고 말한다. 리더십을 위원회나 협의회 형태로 분산시킴으로써 독점되지 않도록 하고 있는 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은 "이제는 소수의 선택된 리더가 아니라 모든 종업원의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협업 DNA가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시대이다"라고 강조한다.

Ⅲ.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미래 조직을 위하여

리더십이 공유될 수 있다면 리더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과연 리더 없는 조직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일까? 경영 컨설턴트인 오리 브라프먼은 저서 '불가사리와거미'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책임자나 위계체계가 없으면 오히려 더 효과적인 조직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전세계 수천 명의 자발적 기여자들이 중앙의 통제가 거의 없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무료 백과사전을 창출한 위키피디아를 든다. 리더 없는 조직의 또 다른 성공 사례는 역사적 사실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1680년대 초 북멕시코 지역, 잉카제국을 정복한 스페인 군대는 아파치족을 맞아 처음으로 패배를 당한다. 아파치족은 그 뒤로도 2세기 동안이나 계속해서 스페인 군대를 물리친다. 잉카제국이 완전히 사라지는 데 채 1년도 걸리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아파치족과 3년간 함께 지내며 이들을 연구한 문화인류학자 톰 네빈스는 '확실한 리더나 위계 체계, 중앙 본부의 개념이 없는 분권화된 조직 운영 방식'이 아파치족의 승리 요인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전투에서 아파치족 전사들은 다른 부족과 달리 리더이면서 동시에 추종자가 된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개개인이 명확히 알고 있으며 행동에 나설 때 누구로부터도 지시를 받지 않는다.

스페인 군대가 아파치족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리더처럼 보이는 대장을 죽이거나 사로잡아도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아파치족 전사들은 리더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가 필요한 만큼의 리더십을 가졌던 것이다. 리더와 非리더를 나누는 경계의 벽이 높을수록 리더의 실수나 리더십 공백이 치명적일 수 있다. 1950년대 일본의 소고(Sogo)백화점은 미즈시마라는 탁월한 CEO로 인해 성공신화를 썼지만 리더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변화 대응에 실패하여 몰락하고 말았다. 스티브잡스의건강 문제로 회사의 주가가 요동친 애플의 경우 역시 탁월한 리더가 오히려 조직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리더에 집중되는 스포트라이트를 분산시켜라

포용의 리더십이나 공유의 리더십 모두 리더 한 사람보다 구성원 전체를 더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즉, 구성원 각자가 맡은 부분에서 리더의 지시만을 기다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자연주의 식품 체인 기업 홀푸드에서는 매장을 담당하는 일선 구성원들이 직접 어떤 제품을 들여 놓을 지 스스로 알아서 결정한다. 또 신입사원 채용 역시 실제 함께 일하게 될 팀의 구성원들이 모두 참여하여 투표로 결정한다.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조직의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일하는 홀푸드는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구글에 입사하는 인재들은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라는 문구에 감동한다. 이들은 실제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부여 받아 각자가 조연이 아닌 주연이라는 생각으로 일한다. 구글을 최고의 혁신 기업으로 만드는 힘도 개별 구성원까지 공유되는 리더십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고어사, 홀푸드, 구글에서 발견되는 리더십 공유 모델은 창업 때부터 수십 년에 걸쳐 조금씩 다듬고 발전시킨 고유한 조직 문화이다. 우리 기업들이 단 기간에 같은 수준의 리더십 모델을 정착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단순히 흉내내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보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조직'으로 나아가는 리더십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리더에서 구성원 전체로 조직의 무게 중심을 서서히 옮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이슈로 특히 리더십 교육, 후계자 승계계획(SuccessionPlan), 역할과 책임 등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모두를 위한 리더십 교육 강화

대부분의 기업에서 리더십 교육은 리더의 자리에 오른 사람을 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리더십 교육이 필요한 대상은 현재의 리더뿐만이 아니다. 미래형 리더십 대비 차원에서는 오히려 아직 리더가 아닌 계층에 대한 리더십 교육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리더십이란 리더가 되고 나서야 배울 수 있는 덕목이 아니다. 또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도 리더가 되고 나서 받은 리더십 교육만으로는 적절한 리더십 발휘에 한계가 있다. 훌륭한 야구 감독 중에 단연 포수 출신이 많은 이유는 바로 포수가 전 포지션을 바라보며 감독의 시각을 평소에 연마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Y세대를 위한 리더십 역시 Y세대를 대상으로 지금부터 리더십을 교육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후계자 승계계획의 함정 경계

후계자 승계계획은 예기치 못한 리더십 공백이나 차기 리더십에 대한 대비책으로 많은 기업들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몇 가지 함정을 경계하지 않으면 앞에서 살펴본 미래형 리더십을 대비하는 데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구성원 전체보다 한두 사람의 리더 후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수의 구성원들이 실망과 좌절감을 느끼고 직무에 몰입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무리 철저한 비공개로 진행한다 해도 구성원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결국 인재의 확보나 유지도 어려운 법이다. 둘째, 사업 관점에서 볼 때도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 현재 사업의 성공 DNA를 기준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사업을 맡길 리더를 정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가라는 점이다. 자칫 창의적 사고와 유연한 적응력을 지닌 리더가 아닌 지난 성공 체험에 얽매이는 리더가 선발될 우려도 없지 않다.

미래 리더십을 대비한다고 할 때, 후계자를 정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리더가 얼마나 잘 길러지는 지가 더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고, 미래 리더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모두가 역량을 쌓아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인재가 드러나며,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동료로부터 리더로 인정 받아가는 조직 풍토가 조성될 때 좋은 리더들이 더 많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역할과 책임(R & R: Roles & Responsibilities), 그 이상을 볼 수 있어야…

리더십은 더 이상 지위가 부여하는 파워가 아니다.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선택'의 문제이다. 따라서 리더와 팔로워, 또는 동료간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미래형 리더십 확보에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미래에는 누구나 리더이면서 팔로워가 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서구 합리주의적 경영기법의 영향으로 우리 기업들은 R & R을 많이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 규모가 커질수록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R & R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R & R 자체에 지나치게 집착한다거나 책임을 묻기 위한 R & R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조직의 경직성만 더해지기 때문이다. R & R의 근본 목적이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고 집단적 시너지를 높여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조직에서 필요한 역할과 책임을 모두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R & R에 얽매이지 않을 때 혁신의 토대가 되는 집단 창의성이 더 잘 발현되기도 한다. 다소 비효율적으로 보이더라도 서로 중복된 업무 수행 과정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더 잘 나온다고 말한 지식경영의 대가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강진구 연구위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출처: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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