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여객기 전방 7km에 경고사격"

김수정.장정훈.정용수 2011. 6. 20.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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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새벽 4시 해병대가 하늘로 쏜 99발 '미스터리'

[중앙일보 김수정.장정훈.정용수] 지난 17일 오전 4시. 승객 110명 등 119명을 태운 중국 청두(成都)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OZ 324)를 상대로 인천시 교동도의 해병대 초병 2명이 2발의 공포탄과 K-2 소총 97발로 경고 사격하는 일이 일어났다. 유효사거리 460m인 K-2 소총으로 여객기에서 7~8㎞ 떨어진 전방 쪽을 향한 경고사격이어서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그러나 군이 민항기를 식별하지 못해 사격을 했다는 것 자체로 파장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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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고 사격의 발단은 교동도 남쪽 해병대 대공 감시초소에서 경계를 서던 병사 2명의 눈에 미확인비행물체가 식별되면서다. 이 비행물체에선 붉은 불빛이 깜박였다. '웅' 하는 소리도 났다. 선임 초병인 김모 상병은 1년간 경계근무를 서면서 비행기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 것은 처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교동도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해 있고 북한 개풍에서 2.6㎞ 떨어진 초접경 지역이다.

 두 병사는 99발의 경고 사격을 한 뒤 중대 상황실로 보고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항공기는 초소에서 13㎞ 떨어진 곳에서 5000피트(1524m) 이상 고도로 비행하고 있었다"며 "초병들은 항공기가 항로 범위 내 북쪽으로 치우쳐 오자 항로 이탈 비행기로 생각하고 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은 곧바로 상급부대로 전파됐다. 비행물체를 레이더로 감시하는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는 즉각 "이상 없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비행체가 북한기가 아니란 얘기다. 군은 오전 4시40분 아시아나항공 측에 상황을 설명하고 기체 이상 여부를 문의했다. 해당 항공기는 오전 4시5분 인천 공항에 착륙했다.

 군은 초병의 대응이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선 조치, 후 보고' 원칙과 해병대 매뉴얼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 민항기의 경로와 가까운 교동도 주둔 해병대가 민항기의 운항 정보 없이 경계를 선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병대와 공군, 국토해양부 산하 인천관제소와 정보 시스템 공유도 시급하다는 얘기들이다. 공군 관계자는 "교동도 초소의 경우 오전 4시 안개가 낀 상황에서 비행기 소리가 평소보다 더 크게 들리지만 민항기와 전투기의 소리는 분명히 구별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교동도 해병대 초소 병사들은 쌍안경 하나에 의존하고 있다"며 "피아 식별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합참은 17일 새벽 일어난 사건을 당일 밝히지 않았다. "해병대 초병들이 정해진 지침에 따라 제대로 대응했고 피해도 없어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채 상황을 종료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군 안팎에선 "민항기에 대한 경고 사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경고 사격이라고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오인 사격 얘기를 방치하면서 결과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항공 안전 신뢰도를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김재영 항공관제과장은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기는 정해진 항로를 따라 정확하게 강화군 주문도 상공을 이동했다"며 " 항로 이탈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아시아나 기가 항로를 이탈해 군이 총을 쐈다면 똑같은 항로로 20분 전후에도 민항기 두 대가 지나갔는데 왜 그때는 사격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항로를 이탈하지 않았고, 해당 항로는 인천공항이 개항(2001년)했을 당시부터 국적사는 물론 외국 항공사들까지 다니던 길이었기 때문에 군의 이번 대응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불만과 불안감을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

김수정·장정훈·정용수 기자 < sujeongjoongang.co.kr >

▶김수정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sujeong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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