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에 첫 한국계 성 김.. 이민자 출신 '한국명 김성용' 그는 누구

2011. 6. 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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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성 김 미 국무부 6자회담 특사(51)를 내정하고 지난주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을 요청했다. 그가 아그레망에 이어 미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1882년 한미 양국이 수교한 이후 12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주한 미대사가 탄생하게 된다. 그는 8월경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의 후임으로 주한 미대사로 부임하게 된다. 국내에서 출생한 이민자가 고국의 대사로 부임하는 것은 한국 외교 사상 처음이다.

김 내정자는 미국 주류사회에 도전해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집안에서는 철저하게 한국식 생활을 한다. 이화여대 미대 출신 부인과의 사이에 두 딸을 둔 그는 워싱턴 근교의 버지니아 주 그레이트폴스에 살고 있다. 그는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집에 김치하고 된장찌개 없으면 못 산다"는 말을 자주했다.

1960년생으로 한국 이름이 김성용인 그는 서울 은석초등학교에서 3학년까지 다녔다.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부친인 김재권 전 주일공사가 1974년 공직을 떠나 캘리포니아 주로 이민을 가면서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 때였다.

1980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그는 아이비리그 명문대인 펜실베이니아대와 로욜라 로스쿨, 런던 정경대를 거쳐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서 검사를 하다 직업외교관으로 변신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주한 미대사관에서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이어 도쿄와 쿠알라룸푸르, 홍콩에서도 일했다. 2006년에 미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발탁되면서 북한 문제를 맡았다. 한국민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 무렵이다. 그는 과장 재직 시 현직 간부의 위치상 공개적으로는 언론을 상대로 발언하지 않았지만, 한국 특파원들과 자주 비공식적인 모임을 갖고 북핵 및 한미관계 현안과 미 행정부의 입장을 비보도를 전제로 설명해주는 등 한국 국민들이 미국의 정책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또 한미관계를 한국인의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미국 외교관인 그는 지역 한인 커뮤니티와도 활발히 교류하면서 한미관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폭넓은 의견교환을 해왔다.

2008년 6월엔 북한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현장에 미국 대표로 참석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북한을 방문한 것도 10번이 넘는다. 2008년 7월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의 뒤를 이어 6자회담 수석대표 겸 대북특사로 발탁돼 상원 인준청문회를 거쳐 대사(ambassador) 직급으로 승격됐다. 당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였으며 2009년 오바마 행정부로 정권이 바뀌었지만 계속 대북특사를 맡았다.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 5층에 있는 그의 사무실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방 사이에 나란히 있어 긴밀한 대북정책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세 명의 방으로 통하는 문이 하나여서 '한 지붕 세 가족'이라고도 불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신임이 높고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도 대북정책 결정 과정에서 그에게 많이 의존한다. 한국말을 아주 잘하고 한국과 북한의 문화와 정서도 꿰뚫고 있지만 협상 과정이나 외교 현장에서는 명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반드시 영어를 사용한다. 스스로는 "집에서는 한국말을 쓰다 보니 (주말을 집에서 보내다) 월요일에 출근하면 영어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겸손해하기도 한다.

김 내정자의 모친은 가수 임재범 씨 부친인 임택근 전 아나운서의 누나다. 그는 임 씨와 사촌지간이다. 또 동갑인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는 어릴 적부터 오랜 인연을 맺어 그가 결혼할 당시 정 수석이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한국식으로 함을 졌다. 고등학교와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딸을 둔 김 내정자는 해외출장 등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딸의 음악회나 과외 활동에 꼬박꼬박 참석하는 가정적인 아버지다. 그는 "9학년(미국의 고1·한국의 중3)인 첫째딸이 한국의 낯선 교육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휴가를 받거나 한국 출장을 갈 때면 캘리포니아 주 팜스프링에 홀로 사는 노모를 찾아가는 효자라고 주변에서는 귀띔한다. 부친이 폐암으로 투병할 때도 국무부를 1년 휴직하고 간병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골프를 즐겼지만 미국에 근무하면서부터는 거의 골프를 하지 않는 편이다. 서울의 주한 미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팀을 이뤄 골프장에 여러 번 나갔으나 번번이 성적은 제일 좋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술을 즐기지는 않지만 폭탄주 3잔 정도는 마신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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