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령 맞는 한반도정세..긴박해진 외교전선

노효동 2011. 4. 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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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방북에 우다웨이 방한..대화 겨냥 '새판짜기'

한미 '2+2'로 공조 다지기..김정은 조만간 방중 관측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한반도 정세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4월 마지막 주에 들어서며 정세의 풍향에 큰 영향을 미칠 외교이벤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면서 대화국면을 겨냥한 '새판짜기'가 가속화되는 흐름이다.

다만 정세의 중심축이 본격적인 대화국면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일러 보인다. 모처럼 형성된 대화의 접점을 살려 6자회담 재개로 나아가려는 흐름이 지배적이지만 외교적 압박과 대치의 정체 국면이 계속될 가능성도 온존하는 유동성 높은 국면이라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가장 주목할 이벤트는 26~28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다. '엘더스' 소속 전직 국가수반 3명을 대동한 카터 전대통령의 방북은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불가측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부의 뜻과는 무관한 사적 방문의 형식이지만 예기치 못한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그가 남북간 '메신저' 역할을 자임할 가능성에 외교가는 주목하고 있다.

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뒤 서울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경우 그 '내용'과 '강도'에 따라 현 국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교가에서는 지난 1994년 카터 전대통령의 '평화 드라마'가 재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카터 전 대통령은 제1차 핵위기가 고조되던 1994년 6월15일부터 3박4일간 개인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회담한 뒤 같은 달 18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서울에 와 김영삼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김 주석의 남북 정상회담 제의를 전달했고 김 대통령이 이를 수락해 교착국면이 급반전됐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카터 전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소지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면서 "김 위원장의 면담여부를 포함해 방북결과를 보고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카터 전대통령이 방북길에 오르는 26일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서울로 온다.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북미대화→6자회담'의 3단계안을 토대로 북한의 남북 비핵화 회담 제안을 전달할 가능성에 외교가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제안의 경로보다도 내용이 중요하다"(고위당국자)며 유연성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우 대표가 북한의 메시지를 전달할 경우 남북 비핵화 회담 개최라는 '총론적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각론에 해당하는 회담의 형식(시기, 장소)과 내용(의제)을 놓고는 한ㆍ중의 입장차가 커 협의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강조하며 대화 진전의 전제조건을 엄격히 내세우고 있으나 중국은 '문턱'을 낮출 것을 설득할 것으로 보여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는 앞으로의 북미대화와 6자회담까지 염두에 둔 예비적 협상의 성격을 띠고 있어 양측의 줄다리기가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우 대표의 방한은 대화국면의 흐름을 강하게 견인하면서 남북 비핵화 회담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5월 중 비핵화 회담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회담의 실질적 진전을 이끌 향후 관건은 중국이 전달할 북한의 '진정성 표시' 수위다.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비핵화 행동목록에 대해 북한이 어느 정도 '화답'하느냐에 따라 대화국면의 순조로운 진전 여부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복잡한 국면 속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남북미중의 외교전선도 긴박해지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하고 우 대표가 방한하는 2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한미 양국의 차관보급 '2+2(외교ㆍ국방)' 회의가 열린다.

양국의 현안과 중장기 과제를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전략대화의 형식이지만 3단계안으로 대변되는 6자회담 재개방안에 대한 공조방안이 조율될 전망이다.

북중간 협력의 흐름도 부쩍 강화되고 있다. 특히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이 중요한 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25일 군 창건일 행사를 마친 뒤 이달말 또는 내달초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지도부와 상견례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큰 틀에서 한반도 정세운용 방향에 대한 양국 수뇌의 '코드'가 다시금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 4.27 재보선은 그 결과에 따라 외교안보라인의 부분적 인적교체와 함께 정책방향 재점검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북ㆍ대외 정책 기조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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