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어뢰에 침몰 '결정적 증거' 3가지

입력 2010. 5. 20. 17:41 수정 2010. 5. 2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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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北어뢰에 침몰◆

3월 26일 서해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난 이유는 서해에 침투한 북한 잠수정이 쏜 어뢰 공격 때문이었다. 침몰 원인 규명작업을 진행한 민ㆍ군 합동조사단은 이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로 △침몰지점 인근에서 수거한 북한 어뢰 △어뢰가 천안함을 공격했음을 증명하는 흡착물질 △어뢰에 적힌 북한식 글씨체 '1번' 표지 3가지를 제시했다.

① 침몰해역서 건진 프로펠러ㆍ모터는 北어뢰 부품

= 어뢰 파편은 지난 15일 천안함의 최초 폭발지점 부근에서 쌍끌이어선에 의해 수거됐다. 쌍끌이어선은 폭발지점을 중심으로 가로세로 500야드 부근을 샅샅이 뒤진 끝에 수심 47m 정도 되는 곳에서 길이 1m가 조금 넘는 어뢰 파편을 끌어올렸다. 어뢰는 심하게 녹이 슬어 있었지만, 프로펠러 날개 등은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윤덕용 합조단 공동단장은 20일 "쌍끌이어선에 의해 어뢰 부품들, 즉 각각 5개의 순회전 및 역회전 프로펠러, 추진모터와 조종장치를 수거했다"면서 "이는 북한이 무기를 수출하기 위해 만든 북한산 무기소개책자에 제시된 'CHT-02D' 어뢰 설계도면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종성 합조단 과학수사분과팀장(육군 준장)은 수거한 어뢰와 설계도면을 비교해가며, 프로펠러ㆍ추진후부ㆍ샤프트(어뢰 축)ㆍ추진모터로 이뤄진 부분의 길이와 모양이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또 "직사각형 모양 상부 방향키와 'T자형' 하부 방향키도 설계도면과 일치한다"며 "어뢰 날개부분, 하부 고정장치와 방향키의 숫자도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합조단이 제시한 설계도면은 북한이 자신들이 생산한 무기를 해외 판매하기 위해 제작한 카탈로그 사진을 그대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조단 관계자는 "'CHT-02D' 어뢰 팸플릿을 어떻게 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출처보호 및 보안상 설명할 수 없다"면서 "팸플릿에는 어뢰 제원과 특성 및 상세한 도면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CHT-02D 어뢰의 실물 크기 도면도 공개했다. 윤 팀장은 "길이가 약 7.35m, 중량 약 1700㎏의 이 어뢰는 항주거리가 약 10~15㎞"라며 "본 증거물은 북한에서 제조ㆍ사용 중인 CHT-02D 어뢰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② 천안함ㆍ어뢰서 동일한 흰색분말 폭발실험 거쳐 수중화약 폭발재 성분 확인

= 사고해역 인근에서 북한 어뢰가 발견됐다고, 그 어뢰가 반드시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주장을 펼칠 수는 없는 것. 그래서 합조단 폭발물 위험분석팀은 어뢰에 있는 성분과 동일한 물질을 천안함 선체에서 찾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합조단 관계자는 "인양된 천안함에서 다량의 흰색 분말이 흡착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와 유사한 것이 어뢰 프로펠러와 모터에서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선체와 어뢰에서 수거된 물질이 거의 일치했다는 것이다.

합조단은 이 물질을 분석하기 위해 선체 8군데, 어뢰 2군데에서 흡착물질을 채취해 성분분석과 수중폭약의 폭발성분을 함께 비교ㆍ검토했다. 그 결과 흡착물질은 대부분이 비결정성의 알루미늄 산화물이었다. 그리고 고온ㆍ고압에서 생성되는 흑연도 일부 검출됐다.

합조단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알루미늄은 부식될 때 결정성 산화 알루미늄이 생성된다"면서 "알루미늄의 특징은 빠른 시간에 급격한 에너지를 받거나, 높은 온도에서 급격히 냉각을 받으면 비결정성 알루미늄 생성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물질은 수중화약이 폭발할 때 얻을 수 있는 폭발재 성분이다.

합조단은 별도로 수중폭약 폭발재를 얻기 위해 수조 안에 바닷물을 넣고 소규모 수중폭발 실험도 실시했다. 또 엑스선을 이용해 흡착물질의 결정성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프로펠러에 붙어 있는 흡착물질과 천안함에 붙은 폭발물질이 동일한 것이라고 최종결론을 내렸다.

부식상태도 비슷했다. 어뢰 내부에는 스테인리스스틸과 강철이 있는데, 스테인리스는 부식이 거의 안 됐다. 다만 철로 된 부분이 부식됐는데, 부식 정도가 함수 철 부분의 부식 정도와 비슷했다고 윤덕용 단장은 설명했다.

윤 단장은 "최근 어뢰 폭약으로 알루미늄 파우더가 20~30%가량 사용되고 있다"면서 "파우더가 어뢰 폭발위력도 증가시키지만, 버블을 만드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③ 프로펠러 외부에 '1번'글씨 적혀 7년전 확보한 北어뢰 '4호'와 표기방식 같아

= 어뢰 후부 프로펠러 외부에는 '1번'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합조단은 글씨체가 우리 군이 7년 전부터 확보하고 있던 북한산 어뢰의 표기방법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러시아나 중국산 어뢰는 자국어로 표기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윤종성 합조단 과학수사분석팀장은 "현재 생산되는 어뢰 종류에 따라 그 안에 사용되는 부품이 모두 상이할 수 있다"며 "따라서 어뢰 조립 등의 관리를 용이하게 하고, 이것을 분명히 식별하기 위해 '1번'이라고 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한글로 '1번'이라고 표시한 일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다른 합조단 관계자는 "필적감정은 글씨가 같거나, 자음ㆍ모음이 같을 때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잉크분석은 장시간에 걸쳐 분석하면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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