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워싱턴 극비방문..천안함 韓美中 조율 관심

입력 2010. 4. 28. 05:03 수정 2010. 4. 2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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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류우익 주중 대사(사진)가 극비리에 워싱턴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주중 대사가 근무지를 이탈해 미국을 방문한 것은 외교상 전례를 찾기 힘든 일로 최고위층의 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선 류 대사가 천안함 후속 대책 내지는 남북정상회담 재추진 등 대통령의 특명을 갖고 방문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북한 정보분석 업무를 맡고 있는 김숙 국정원 1차장이 뉴욕을 통해 미국에 들어갔다가 워싱턴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시기에 이계훈 공군참모총장도 로스앤젤레스를 통해 방미해 워싱턴을 거쳐 21일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류 대사는 워싱턴 체류기간에 작년 10월 17~18일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했던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도 만났다.

27일 워싱턴 외교소식통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류 대사는 지난 18일 워싱턴을 방문해 나흘간 체류했다.

류 대사를 만난 한덕수 주미대사는 "개인적인 일로 알고 있다"고 말했으며 류 대사 측근은 "세계지리학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상식적으로 대사가 사적 용무로 근무지를 비운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과거 참여정부 때 모 대사는 휴가 중 다른 나라를 방문한 일만으로도 청와대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류 대사의 워싱턴 방문이 천안함 논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 것은 그가 21일 미국을 떠나 서울로 온 뒤 미묘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23일 저녁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면담하기 전 서울대에서 가진 고별강연에서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 "남북관계, 6자회담에 대해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다가 덜컥 기습공격을 강행했다. 참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해 천안함 사고가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류 대사는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피해갔지만 누가 보더라도 북한 연관성을 지적한 것으로 보여진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26일 '2010 홍콩 국제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미국과 한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사건을 조사 중이며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중국 측에 미국의 역할을 설명하고 중국이 앞으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남북정상회담 재추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달 말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한ㆍ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주중 대사의 미국 방문은 남북관계의 중요한 계기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가능하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서울 =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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