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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앞두고 기싸움 고조

연합뉴스 | 입력 2009.11.03 18:17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경상

 




北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카드 꺼내
美 시간끌며 "관계정상화 고려 안해"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북.미대화를 앞두고 양측의 막판 기싸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미국의 조기 대화결정을 채근해온 북한은 3일 '폐연료봉 재처리' 카드를 꺼내들어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고 이에 미국은 북.미대화 결정을 계속 미룬 채 북한의 6자회담 복귀 확약을 역으로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먼저 북한이 연일 매체를 통해 북미대화를 재촉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북한은 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사실을 공개했다. 전날 외무성 대변인이 "미국이 마주앉을 준비가 안돼있다면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은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도발성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북.미대화가 늦어지면서 북한의 핵무장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미국 여론지도층 내부에 조기대화론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여기에는 현 제재국면에서 서둘러 벗어나 대화국면을 통해 판세를 반전시켜 보려는 북한의 다급한 속내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한 소식통은 "북.미 대화가 자기들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다시금 위기지수를 높이는 과거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이날 꺼내든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카드는 기술적으로 핵무기 1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양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지만 이미 9월초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폐연료봉 재처리가 마무리 단계이고 추출한 플루토늄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도발카드'로서의 효과는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미대화 결정을 미루는 '우보(牛步)전략'을 쓰면서 북한에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하라고 역으로 압박을 가하는 형국이다.

특히 이번 대화에서 북한이 노리는 관계정상화 이슈를 의제화하지 않고 '제한된 어젠더'의 대화를 갖겠다는 메시지를 거듭 발신하며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 초청강연에서 "북한이 계속 핵프로그램을 보유한다면 관계정상화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1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는 관계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요지의 북핵 대응원칙을 표명한 것과 정확히 궤를 같이하고 있다.

물론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이 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미간 실무접촉이) 매우 유용했다"고 평가하기는 했으나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외교적 수사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양측의 이 같은 기싸움 속에서 미국의 북.미대화 결정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북한의 태도변화가 가시화된 것으로 평가하기 힘든 분위기여서 공화당과 강경파의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운신의 폭이 다소 좁아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11월 하순에 열릴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미대화가 성사되더라도 그 의미와 역할이 축소된 형태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r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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