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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 “ICBM 확실” 언론공개 한국정부에 강력 항의

한겨레 | 입력 2009.06.03 07:50 | 수정 2009.06.03 09:30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인천

 




[한겨레] "제공한 사진 왜 멋대로 해석" 불만 표출


군 전문가 '조문정국 전환용 물타기' 비판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추가 발사 준비 움직임과 관련해 정부 핵심 관계자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아이시비엠)이 확실하다"고 언론에 밝힌 데 대해,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쏠린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민감한 정보사항을 일부러 언론에 흘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군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날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서 '아이시비엠이 확실하다'거나 '동창리 기지에 도착했다'는 등의 민감한 군사정보 사항을 언론에 흘린 것에 대해 미국 쪽에서 클레임(이의 제기)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제공한 위성사진을 가지고 왜 한국이 멋대로 해석하고 언론에 흘리냐'는 불만 표출"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청와대 등에서 조문 정국을 북핵 정국으로 전환하려는 정무적 판단에 따라 북한 관련 군사정보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쪽에서 넘겨받은 민감한 정보를 이런 식으로 언론에 흘리면, 자칫하다간 미국이 한국에 북한 관련 핵심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지난 1일 국가정보원이 이례적으로 국회 정보위원한테 전화를 걸어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운을 후계자로 선정했다는 외교전문을 해외 주재 공관에 하달했다'고 알린 것도 정부의 '국면 전환 의도'가 담긴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묻지도 않았는데 국정원이 중요 정보사항을 전화로 알려온 건 처음"이라며 "국면전환용 물타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북한 영변 5메가와트 폐연료봉 저장고의 출입문이 4월 중순 이후 여러 차례 개방된 게 관찰됐다'는 등의 구체적 정보사항이 한국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것을 두고도, 미국 쪽이 한국 정부에 문제제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청와대 등이 대북 정보를 사실상 실시간으로 언론에 서비스하는 것은 최근의 위기상황이 북한 내부 요인 때문이라고 강조하려는 의도 때문일 것"이라며 "모든 걸 북한 요인으로 돌리면 외교의 공간은 없어지고, 정부 정책의 오류와 실패에 따른 책임을 물을 길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권혁철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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