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취업.. 문제는 정치야" 자각.. 20대 투표율 50% 예측도
[대한민국 20대 리포트] <1> 선거의 해 2012년, 20대가 꿈틀거린다
"우리 문제는 우리가 해결"
구조적인 사회 문제의 해결 수단으로 정치 주목… "투표가 미래와 직결" 인식
진보·보수로 규정못해
반값등록금 위한 증세엔 30.4%만이 "찬성" 입장… "北이 우리의 주적" 43%
"20대가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캐스팅보트'를 쥘 것이다."
전문가들은 입 모아 올해 양대 선거를 이렇게 전망했다. 20대는 2000년대 이후 정치에 등을 돌린, 투표율이 가장 낮은 세대. 하지만 지난해 10ㆍ26 재보궐선거 이후 20대의 정치의식과 열기를 보는 눈이 사뭇 달라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2002년 대선(56.5%) 이후 처음으로 20대 투표율이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2007년 대선 때만 해도 보수 성향의 이명박 대통령(42.5%ㆍ방송사 출구조사)에게 정동영 후보(20.7%)의 두배가 넘는 지지율을 보냈던 20대다. 역대 선거에서 각 세대 중 최저 투표율을 보여온 20대가 왜 갑자기 정치를 향해 돌아섰으며, 그들이 원하는 건 무엇일까. 한국일보가 20대 설문조사와 대면 인터뷰, 각계 전문가 조사를 통해 분석해봤다.
절박한 현실, 성공의 기억
20대가 봉착한 문제는 총체적이다. 취업 등록금 결혼 등 현실적인 문제부터, 여기서 비롯되는 막연할 불안감과 자괴감까지.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펙(specification의 줄임말ㆍ학력 학점 토익 점수 등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내용)을 쌓고, 틈틈이 저축까지 하고 있지만 부모 도움 없이 등록금을 내고 결혼을 하기란 언감생심이다. 혼자 발버둥치던 이들은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로 눈을 돌렸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권모(21)씨는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정치는 정치인들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주변에 점점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나도 취업할 때 그렇게 될 수 있겠다 하는 불안감이 생겼다. 이러한 사회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 수단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생 허모(22)씨는 "한진중공업 문제, 반값등록금 등 사회적 모순이 여럿의 힘으로 조금씩 해결되는 과정을 보면서 정치, 세상에 관심을 가져야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던 직장인 손모(25)씨는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약속까지 미루고 투표소에 갔다. 손씨는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 위기에 처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며 "정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20대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투표했고, 올해도 반드시 투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협동과정 교수는 "20대는 현재 개인의 힘으로는 풀 수 없는 심각한 등록금 실업 비정규직 문제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치권은 이를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20대들이 정치 변화의 중요성을 깨달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보 보수로 나눌 수 없는 세대
설문조사에서 많은 20대가 자신의 정치 성향을 중도(43.8%)와 진보(41.9%)로 규정했다.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20대 지지도는 24.9%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오히려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20대의 정치 성향을 기존의 이념적 틀에 맞추기 어렵다는 얘기다. 설문조사에 응한 20대의 과반(51%)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전면적인 반값 등록금 시행을 위해 세금을 올려도 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30.4%만이 찬성, 증세에는 소극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또 응답자의 43.4%가 "북한을 우리의 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는 등 대북 인식에서도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20대는 사회적 이익보다 자신의 이해 관계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 경제 문제에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반 여당성향이면서도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20대는 분배는 선호하나 국가 개입, 증세는 지지하지 않는 '자유주의적 진보'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대의 정치 희화화ㆍ교양화는 경계해야
그러나 20대의 정치 접근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도 있다. 이내영 교수는 "20대의 특성이 정서적이고 감정적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너무 감성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면 우리 사회 전반의 이성적, 논리적 논의는 주목을 받지 못한다"며 "특히 최근 SNS나 인터넷 라디오 방송 등에서의 근거 없는 비방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압도할 경우 정치 자체가 희화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를 마치 교양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학과 교수는 "정치 문제를 아는 것이 교양이라고 생각해 관심을 가지는 20대도 많볕? 정치를 교양화하면 정치의 본질인 갈등 구조에 대한 천착은 사라지고 현안을 단순히 아는 것에만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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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라기자 rarara@hk.co.kr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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