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씨가 김 前총영사에게서 직접 기밀 유출(종합2보)

이웅 2011. 3. 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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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함께 있다 2시간 뒤 연락처 사진 촬영

함께 찍은 사진파일 정보 등 분석결과 확인

김정기 "촬영정보 수정 가능성…믿을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웅 전성훈 나확진 기자 = 중국 상하이 주재 외교관들과 '불륜 파문'을 일으킨 중국 여성 덩○○(33)씨가 정부·여당 인사 200여명의 연락처를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에게서 직접 빼낸 정황을 보여주는 단서가 드러났다.

만일 김 전 총영사가 연락처를 덩씨에게 내줬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연합뉴스가 덩씨의 한국인 남편 J(37)씨로부터 입수한 사진의 파일정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덩씨는 작년 6월1일 오후 6시55~56분 상하이 힐튼호텔에서 김 전 총영사와 나란히 사진을 찍었고 이어 2시간여 뒤인 오후 9시19~21분 같은 카메라로 김 전 총영사가 소지한 MB 선대위 비상연락망을 포함한 정부·여권 실세 연락처들을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J씨가 덩씨의 USB 메모리에서 찾아내 제공한 이들 사진은 모두 같은 날 소니 DSC-TX1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정보를 담고 있으며 똑같은 폴더에 들어 있었다.

`한나라당 연락처 - 사진'이란 이름이 붙은 이 폴더에는 김 전 총영사가 한 손에 와인잔을 들고 다른 손으로 덩씨의 어깨를 감싼 모습의 사진 파일 2개와 `MB 선대위 비상연락망',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비상연락망' 등 정부·여당 인사들의 휴대전화번호 등이 빼곡히 적힌 연락처 사진 파일 8개 등 10개의 파일이 들어있다.

사진파일에 기록된 촬영정보에 따르면 김 전 총영사와 덩씨의 사진 2장은 2010년 6월1일 오후 6시55분과 6시56분에 각각 촬영됐고, 나머지 연락처 사진 8장은 같은 날 오후 9시19분부터 9시21분 사이에 촬영됐다.

따라서 이런 정황에 비춰보면 덩씨가 김 전 총영사와 함께 있으면서 김 전 총영사가 소지한 연락처를 몰래 촬영했을 가능성과 김 전 총영사가 덩씨에게 연락처를 촬영하도록 해줬을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다.

김 전 총영사가 덩씨에게 연락처를 내줬거나 연락처를 촬영하도록 방조했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죄나 외교상 기밀누설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의혹을 밝히기 위해 검찰이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외교관들의 추문과 기밀유출 의혹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며, 국무총리실은 김 전 총영사를 이틀째 불러서 조사했다.

김 전 총영사는 앞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덩씨와의 사진 2장에 대해 "작년 6월1일 이탈리아 국경절 행사 참석차 상하이 힐튼호텔에 들렀다가 우연히 만나 홀에서 인사하면서 찍은 것"이라며 촬영일자를 확인한 바 있다.

반면 유출된 연락처들은 원본이 자신의 것이기는 하지만 "누군가 고의로 유출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J씨가 공개한 사진 파일의 촬영정보는 문제의 연락처를 누군가가 상하이 관저에서 촬영해갔다는 김 전 총영사의 주장과 달리 덩씨가 김 전 총영사에게서 직접 빼낸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전 총영사는 이날 밤늦게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폴더(촬영정보)의 수정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드러나지 않은 정체불명의 검증도 안 된 사람(J씨)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정보전문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언론에 자료를 제공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영사는 이어 "통상 국경절 행사는 2시간 반에서 3시간이 걸리는데 그날 이태리 국경절 행사는 오후 7시부터 시작됐고 행사 내내 공개된 행사장에 계속 있었기 때문에 그(연락처 사진 파일에 기록된) 시간에 연락처를 몰래 빼내 사진을 찍는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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