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 혹은 현실'..방북 美기자 "혼란스럽다"

입력 2010. 10. 16. 15:50 수정 2010. 10. 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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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연출된 공연인가, 엄연한 현실인가"

최근 북한의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즈음해 평양을 방문한 AP통신의 이준희 서울지국장과 빈센트 유 사진기자는 이 같은 의문에 혼란스러웠다고 15일 토로했다.

AP통신 기자들은 이번 평양 방문을 북한의 다른 면을 슬쩍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우선 규정했다.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첫 번째 풍경은 북한 가이드와 함께 방문한 북한의 식당 풍경.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 식당의 메뉴판엔 오리와 가리비, 바닷가재, 스파게티 등 입안에 군침이 돌만 한 메뉴가 충분했다.

식당엔 국경일을 맞아 식사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가득했다.

외신 기자의 방북을 허용하더라도 호텔과 주요 관광지 등으로 동선을 엄격히 제한하고 북한 주민과의 접촉을 막는 기존 관행을 감안하면 현지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이 국장은 분석했다.

식사 이후 이들은 대동강변으로 이동해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과 대화를 하기도 했고 놀이공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국장은 2009년 방북 때와 이번은 달랐다고 말했다.

당시 북한의 거리엔 긴장감과 불확실성이 가득했고 호텔방에서조차 예기치 않은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한 평양은 축하할 준비가 충분히 된 것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자정이 넘겨서야 호텔로 돌아온 이들은 "지치긴 했지만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이 국장은 동행한 사진 기자와 함께 '이것이 과연 현실인가'라는 의문 때문에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의 현실 중 일부분을 본 몇 명 안 되는 운 좋은 외국기자가 된 것인지 잘 연출된 공연을 본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은 결국 이것이 현실 중 하나라고 결론 내렸다. 그동안 예상해왔던 것과는 다르지만 숲 속에서 사랑을 나누던 연인들, 놀이공원의 밤을 가득 채웠던 웃음소리 등이 모두 거짓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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