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대북정책, 미국은 '변화' 정부는 '불변'

2008. 11. 6. 19: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FTA 재협상 가능성 커지는데 "연내처리" 고집

북미 직접대화 흐름에도 강경책 변화조짐 없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외 정치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이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지형이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대북정책 등 한-미 공조·협의가 필요한 여러 분야에서 큰 틀의 정책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기존 정책기조의 수정은 없다"는 태도여서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의 연내 처리 방침을 다시 밝혔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관련 태스크포스(TF) 회의 뒤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 간사단을 중심으로 한 방미단이 17일 미국을 방문해 비준동의안이 조기에 처리되도록 설득하기로 했다"며 "방미에 앞서 비준동의안을 상임위에 상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먼저 협정 비준동의안을 처리해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쐐기를 박겠다는 방안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안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는 5일 한국 정부인사, 정치인들과 함께 미 대선 개표방송을 보는 자리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이견이 있는 부분은 계속 협상해 서로 최상의 결과를 얻어야 할 것"이라며 재협상을 강력 시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여당이 비현실적인 방안을 고집하는 대신, 재협상이 불가피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에 대비한 전략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비준동의는 마지막 카드로 쥐고 있으면서, 금융시장 개방 등 우리에 불리하게 돼 있는 분야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맞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도 "정책기조의 변화가 없다"는 말을 되뇌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5일 "북한과의 대화, 6자 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 등으로 방향을 정한 부시 행정부 2기와 비교해 오바마 당선자의 대북정책이 다르지 않다"며 "부시 행정부에서 쌓아왔던 한-미 공조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자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거론하는 등 부시 행정부와는 매우 다른 정책기조를 내세워 왔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기존 대북 강경책을 고수하다가는, 한국의 외교적 고립과 한-미 마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청와대의 인식에서는 제논에 물대기 식의 편의주의적 문제점이 발견된다.

외교부장관 출신인 송민순 민주당 의원은 "미국의 정권교체는 이명박 정부가 갈피를 못 잡던 정책 방향을 이 기회에 전환시킬 수 있는 명분도 될 것"이라며 "(한국이) 변방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도 지금이 정책 전환의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최경환 한나라당 수석정조위원장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자료에서 "오마마 당선자는 증세, 재정지출 확대, 큰정부 공약을 내걸었는데 이는 이명박 대통령 공약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우리 경제에 심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연내 비준을 추진하는 에프티에이 비준도 앞날이 불투명해졌다"며 "미국 경제정책 방향과 한-미 관계 진단에 따라, 우리 정부도 어떤 진로수정이 필요하다고 보느냐"고 물으며 기조 수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병수 신승근 기자 suh@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FTA·대북정책, 미국은'변화'정부는 '불변'▶오바마 당선 엇갈린 행보…뜨악한 한나라,활기띤 민주당▶'강만수 장관,'종부세 판결' 앞두고"헌재와 접촉"▶[한겨레21]"강남 의사들 엔화 폭탄에 대부분 전사"▶"은행들아, 은혜 갚아라" 독촉장 날리는 정부▶제주 거문오름,신이 감춘 보물들 빽빽한 '천의 얼굴'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 한겨레신문 구독| 한겨레21 구독]ⓒ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