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의원 "박희태가 돈봉투 돌렸다 들어"
[한겨레] 한나라 '전대 돈봉투' 파문
비대위, 수사 의뢰…고승덕 "검찰서 밝힐것"
박희태 의장쪽 "전혀 그런 사실 없다" 부인
한나라당에 '전당대회 돈봉투' 폭탄이 떨어졌다. 고승덕 의원(서울 서초을)은 5일 지역구 신년인사회 등에서 "전당대회 때 당대표 후보 한 명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봉투가 와서 곧 돌려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한 재선 의원은 "돈봉투를 돌린 후보는 박희태 국회의장이며, 봉투를 직접 건넨 사람은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라고 고승덕 의원한테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의장 쪽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이 사건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결정하고,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고 의원이 언론에 밝힌 내용이 정당법 제50조의 '당 대표 경선 등의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회의에서 "국민 사이에서 의혹이 확산하기 전에 신속하게 진실을 밝혀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돈을 돌려준 뒤 그분이 대표로 당선됐는데, 그분과 돈봉투를 전한 분이 같은 친이명박계"라며 "(전당대회에서) 그분을 지지했는데 저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싸늘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으나 홍준표 전 대표가 선출된 지난해 7·4 전당대회 때의 일은 아니라고 밝혀, 돈을 건넨 후보는 박희태 국회의장(2008년 당 대표 당선)과 안상수 전 대표(2010년) 두 사람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박희태 국회의장은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의장이 매우 황당해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 의장의 돈봉투를 고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그런 사실 없다"며 부인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수석은 박희태 대표 시절 대표비서실장을 했다. 2010년 당 대표가 됐던 안상수 의원은 "나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봉투를 돌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누리집(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혀, 검찰에 출석하면 돈을 건넨 인물을 밝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 때마다 후보들이 수십억원을 뿌린다는 게 정설로 전해져 왔는데, 이번 일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수사의뢰서가 접수됨에 따라 6일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준범 노현웅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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