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속기록 보니.."야, 이 도둑놈아!" "쿠데타야!"

입력 2011. 11. 23. 16:40 수정 2011. 11. 2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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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날치기 한-미 에프티에이(FTA) 즉각 중단해야 됩니다. 날치기 처리하지 마십시요! 이 나라에 고통을 주는 날치기 처리 반대합니다!"

 11월22일 오후 4시24분 국회본회의장. 정의화 국회 부의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비준동의안 강행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자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단상에서 "날치기 처리하지 말라"고 외쳤다.

 <한겨레>가 입수한 국회속기록은 22일 언론마저 출입봉쇄되고 반대토론마저 배제된 채 일방통과된 역사의 현장을 생생히 기록하고 있다.

정 부의장이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 등 13명이 비준동의안 처리에 앞서 서면동의한 회의비공개 동의의 건에 대해 먼저 의결하겠다고 하자 의석 곳곳에서 "표결처리!" "중단하라!" "공개하라!" "쿠데타야, 쿠데타야!"라는 야당의원의 고함이 터져나왔다.

 잠시 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의장석 아래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불쌍하다!"라고 외쳤으나 정 부회장은 곧바로 비공개 동의안 표결을 강행했다. 정 부의장은 표결 뒤 "지금 보십시요. 이런 모습을 보이니까 공개를 안하는 거예요"라고 비공개 이유를 둘러댔다.

 정 부의장은 "우리 국회가 이런 추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더 이상 보이고 실망시키지 말자고요"라고 한 뒤 "투표 다 하셨습니까"라고 표결을 채근했다.

 이에 야당의원들이 "이게 뭡니까. 일방적으로! 이것이 민주주의 국회입니까, 독재국회지!"라고 고함을 질렀지만 정 부의장은 개의치 않고 "재석 169인중 찬성 154인, 반대 7일, 기권 6인으로서 회의 비공개 동의의 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라고 가결 의사봉을 두드렸다.

 정 부의장은 곧이어 "그러면 지금부터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중계방송도 허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언론인들은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속기록은 오후 4시27분에 비공개 회의를 개시했다고 적었다. 비공개 동의안제출과 표결에서 비공개 회의 돌입까지 3분밖에 걸리지 않았음을 기록했다.

 1분 뒤인 오후 4시28분 정 부의장은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제안설명을 하라고 요구했으나 "생략하세요" "하지 마세요"라는 의원들의 목소리로 장내가 소란스럽자 "제안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상정될 안건들의 제안설명은 단말기의 회의자료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고지한 뒤 곧바로 표결 개시를 선언했다.

 전자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무효다, 무효!" "최악의 독재정권이다" "나라의 미래를 날치기 합니까"라는 고함소리가 들렸다.

 정 부의장이 "투표를 다하셨습니까?"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이의있어! 이의있어"라는 이의제기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곧이어 이정희 대표가 "토론 신청했잖아요! 토론 안하면 이 투표는 무효입니다! 위법이라고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의장님 토론 신청했잖아요! 의장님, 토론신청했어요!"라고 외쳤다.

 그러나 정 부의장은 "폭력은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비준동의안이 재석 170인중 찬성 151인, 반대 7인, 기권 12인으로서 가결처리됐음을 선포했다.

 이후 "무효다!" "야, 이 도둑놈아!" "이 강도 같은 놈아!"라고 외치는 의원들이 있었다고 속기록은 전했다. 비공개 동의안건과 마찬가지로 비준동의안도 3분만에 표결처리됐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아래는 국회 속기록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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