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나도 민간때 乙입장서 접대.. 국토부만 문제 아니다"

2011. 6. 18.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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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차관 토론회서 29분간 공직사회 질타

[동아일보]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공직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 대통령의 비판과 지적은 무려 29분 동안이나 이어졌다. 올 5월 부산저축은행 사건 비리에 연루된 금융감독원을 예고 없이 방문해 질책을 쏟아낸 지 한 달 반 만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여간해서는 공개 석상에서 화를 안 내는 대통령이 두 차례나 이런 모습을 보인 것에는 공직사회를 향한 '제발 거듭나 달라'는 강한 메시지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 국정토론회는 서민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기획됐다. 하지만 검경 갈등, 국토해양부 환경부의 연찬회 비용 대납 사건 등, 일반의약품(OTC)의 슈퍼마켓 판매 논란에서 드러난 부처 갈등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이 대통령이 "공직기강 문제도 다루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4년차 중반에 접어들면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현상) 조짐이 일고 있는 만큼 작심하고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다. 공직자들이 더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정면 비판이라는 충격요법을 선택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들의 안일한 자세가 레임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사람들은 (일을) 더 벌이지 말고 마무리하자는데 보따리 싸는 사람처럼 하면 일이 안 된다"며 "정신만큼은 새로운 것을 한다는 마음을 갖고 해야 한다. 정권 초기에 취임한 장관처럼 열정과 희망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의 진행 방식을 거론하면서 '냉정한 프로의식과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무자비하지만 방청객 500명이 투표로 (가수를) 떨어뜨리면 '좋은 시간 가졌다. 고맙다'라면서 떠나더라. 이제까지는 떨어지면 '심판이 잘못했고, 500명을 뒤에서 매수했을 거다'라며 실력 부족을 인정하지 않았다"라면서 "(가수들은 낮은 점수를) 다 인정하고 새로운 장르(의 노래)를 보여주려고 일주일 연습해 (TV에) 나온다. 군말이 없다. 누굴 핑계 대느냐. 우리에게 정말 그런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토부 환경부 등 정부부처가 연찬회를 개최하면서 유관 기관에 돈을 받아 행사를 치렀다가 적발된 것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 대통령은 "연찬회 뒷바라지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나도 민간(기업)에 있었기 때문에 잘 안다. 을(乙)의 입장에서 뒷바라지해 준 일이 있다"며 과거 경험도 끄집어 냈다. 이어 "국토부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데가 그랬다. 기성세대에겐 관행이지만 젊은 세대들이 보면 이상하다"며 관행의 고리를 끊어줄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기업 정책과 서민 정책은 마련돼 있지만 중산층 정책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워낸 한 기업가가 기업을 쪼개 중소기업 규모로 다시 돌아간 이야기를 다룬 신문 기사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을 잘 키워 졸업하면 136개 지원이 없어진다"며 "(공직자들이) 통상 업무에 바빠 (정책의 공백을 메워줄 업무를) 창의적으로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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