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최대 격전지 분당乙 르포 "출마 후보자 얼굴도 몰라요"..싸늘히 식은 표심

2011. 4. 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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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 성남 분당을 지역 민심은 선거 분위기를 읽을 수 없을 만큼 차분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이 맞붙고 있지만, 출마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유권자도 있었다.

그러나 선거에 관심을 표시한 유권자들은 연령대별로 지지 후보가 뚜렷이 엇갈렸다. 50대 이상 유권자들은 강 후보를 선호했다.

안정감 측면에서 손 후보보다 낫다는 것이다. 미금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서연숙(56·여)씨는 "강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 때 당을 잘 이끌었고, 국회의원에 선출되면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동산 인근에서 만난 최모(75·금곡동)씨도 강 후보를 지지했다. 최씨는 특히 "손 후보가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모두 한나라당에서 해놓고, 상황이 불리하니까 떠난 배반자"라고 비판했다. 정자역 근처 주상복합 건물에 거주하는 윤모(65)씨도 "손 후보가 아무 연고도 없는 분당에 무모하게 출마한 것이 분당 주민을 얕잡아 보는 행동 같다"며 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30∼40대 중에 상당수는 손 후보에 대한 호감을 표시해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이었던 이 지역 표심의 변화도 감지됐다. 건축업에 종사하는 김모(49·정자동)씨는 "여야 후보자에 대한 호불호는 없지만 손 후보를 찍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과 무능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이유를 꼽았다. 이모(48·분당동·자영업)씨도 "경기는 바닥인데 정부와 한나라당이 하는 짓이 너무 한심하다"며 "선거 때마다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해 왔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손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조모(36·금곡동)씨도 손 후보에게 호감을 표시했다. 조씨는 그러나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이 지역의 기존 여론이 크게 바뀐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젊은 유권자일수록 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정자동에 9년째 거주 중인 주부 최모(37)씨는 "선거를 언제 하는지, 후보자가 누군지도 모르겠다"며 "누가 국회의원이 되든 관심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오히려 "최근 전셋값과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살아가는 게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대학생 정모(26·구미동)씨도 "당장 취업도 어려운 마당에 국회의원 선거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했다. 박모(33·여·금곡동)씨는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어서 투표가 어렵다"며 "누가 당선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남=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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