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실사.. 밀양 '논리적' 부산 '감정적'

안지율 입력 2011. 3. 27. 12:01 수정 2011. 3. 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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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뉴시스】안지율 기자 = 지난 24일과 25일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밀양 하남평야와 부산 가덕도 앞바다에 대한 입지평가위원회의 현장실사에서 경남 밀양이 가덕도를 압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대 박창호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16명의 국토해양부 입지평가위원회가 지난 24일 가덕도 앞바다 실사에 이어 25일 하남평야 후보지 일원에서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현지 실사를 했다.

하남평야에 도착한 실사단은 김윤곤 경남도 균형발전사업단 신공항 담당의 현장 브리핑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등 조심스런 행보를 보였다.

반면 부산시는 가덕도 현장 실사에서 가덕도의 최대 단점인 바다를 매립할 토사와 바다의 연약지반을 개량하는 확실한 공법 등에 대해서는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부산 강서구청 회의실에서 열린 보고회에서 조정희 여성 NGO 대표는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밀양보다는 해안공항이 적합하고, 밀양 농민단체가 반대하는 밀양의 농지 훼손은 안 된다"며 밀양을 감정적으로 헐뜯었다.

그러나 밀양은 4개 시·도 자치단체장과 전문가들은 동남권에 신공항이 왜 필요한지와 구체적인 사례와 수치를 들어 밀양과 가덕도를 비교하며 논리적이고 과학기술에 근거한 설명으로 풀어나가 입지평가위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또 가덕도 실사에서 서세욱 동남권 신공항유치비상대책위 대표는 "대구지역이 대구시내 K2 공항 이전을 위해 신공항 입지에 뛰어들어 영남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대구와 경북을 헐뜯었다.

반면 밀양 측은 절제된 분위기로 밀양이 가진 최대 장점인 접근성, 교통 인프라 등 하남평야의 장점과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섰을 때의 효과 등을 부각시키며 평가위원들을 설득했다.

또 밀양은 고정 장애물인 산지가 10개가 있어 절개해야 하지만 가덕도 해상은 김해공항과 비행경로 중첩, 대형선박, 철새와 충돌 우려 등으로 항공기 운항에 심각한 장애를 줄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처럼 다양한 전문가들이 나서 평가위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울산발전연구원 권창기 기획실장이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평가위원들을 설득해 밀양의 우세가 확연히 드러났다는 평이다.

밀양 실사에 앞서 부산은 평가위원들을 맞이하는 환영 인파를 찾아볼 수 없었던 반면 자발적으로 참여한 대구·경북 밀양 등 수천 명의 시민은 평가위원들이 밀양시청으로 향하는 도로 주변 곳곳에서 태극기와 신공항 유치 깃발, 오색 풍선을 흔들며 위원들을 환영했다.

특히 엄용수 시장은 신공항 타당성 등 설명을 통해 "마치 입지평가위원님들에게 항의하는 분위기로 보이는데, 입지평가위원님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라는 말로 분위기를 연출해 입지평가위원들은 물론 참석자들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박창호 위원장도 "우리 입지평가 위원들은 한 명도 영남출신이 없으며 나 역시 이북 출신이고 학교는 모두 서울에서 나왔지만, 성씨는 밀양 박씨"라고 말하자 500여 명의 참석자는 큰 박수로 환호했다.

의견청취 설명회를 마치고 실사단이 떠나는 시청 광장에 한 시민이 '공사비는 반값, 결론은 밀양'이라는 피켓과 뚱이라는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 박창호 위원장은 물론 위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등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27일 박문호 시민사회연대 공동의장은 뉴시스를 방문, "조정희 여성 NGO의 발언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지난달 8일 오후 2시 부산 부민병원 윤씨의 병실에서 부산시측과의 연결고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단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공동의장은 "단서는 지난달 윤씨의 병실에 부산시 간부공무원인 교통국장이 보낸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내용의 꽃바구니가 있었던 점 등을 미뤄볼 때 부산시 측과 결탁의혹이 제기된다. 조씨의 이런 발언은 밀양시민을 모욕하는 행동"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이 농민단체는 시민에게 검증되지 않은 밀양의 유령단체로 윤씨가 마치 농민을 대표하는 대변자로 사실을 호도하는 거짓 여론몰이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침묵으로 지켜보던 밀양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으로서 입지평가단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지켜봤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시민 신모(67·삼문동)씨는 "모 일간지에서 밀양이 마치 실사단에게 잘 보이려고 수천 명의 환영 인파를 동원한 것처럼 보도한 것은 지나친 표현"이라고 불쾌감을 내보이며 "침체한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동남권 신공항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입지평가위원회는 밀양시청에서 열린 현장실사를 끝으로 28일 실무 평가단을 소집, 항목별 평가 작업에 들어간다.

alk993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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