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표의 위력' 이번에도 통할까

2010. 7. 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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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방선거때 두드러져…여당, 악재 많아 불리

"심판정서 적극성 줄어 효과는 미지수" 전망

7·28 재보선

"이번엔 숨은표가 얼마나 될까? 있는 건 같은데 (6·2지방선거때보다) 늘었을지 줄었을지 가늠이 안 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7일 아침,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4거리에서 장상 후보 지원유세를 마친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기자들 앞에서 털어놓은 고민이다.

숨은표는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잠복된 표심'을 가리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개표를 통해 드러난 실제 득표율과 여론조사 지지율 사이의 격차'로 계량화된다. 여론조사 예측이 크게 빗나갔던 지난달 지방선거는 숨은표의 위력이 가장 두드러졌던 선거로 꼽힌다. 정치권에선 당시 투표자의 15~20%를 숨은표로 추정한다. 숨은표가 선거 결과를 180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만큼 지방선거 뒤 50여일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도 여야 모두 숨은표의 존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숨은표는 어떤 이유 때문에 발생하는가.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유권자의 심리상태다. 정치환경이 억압적이면 숨은표가 늘고, 의사표현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선 숨은표가 줄어든다는 논리다. 반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숨은표와 공안정국 효과의 관련성을 낮게 본다. 숨은표는 표의 결집도와 적극성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효과일 뿐이라는 얘기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기획위원장은 "숨은표의 효과는 투표 당일 어느 정당의 지지자가 투표장으로 많이 나가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선거가 일반적으로 여당발 악재가 많은 국면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야당의 숨은표가 많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숨은표의 발생 원인을 무엇으로 보든, 이번 재보궐선거에선 지방선거에서처럼 숨은표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정권 핵심부의 민간인 사찰이란 변수가 있지만, 이에 따른 심리적 위축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찰 문제가 여권의 실세 정치인들에 의해 폭로되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나도 사찰당할 수 있다'고 겁을 먹기보다, '이 정권도 힘이 빠졌구나'라는 안도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헌태 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선 반이명박 정서가 최대로 결집하면서 '이번에 본때를 보여야 한다'는 야당 지지자들의 적극성을 이끌어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한달전 선거에서 심판정서를 표출한 탓에 야당 지지자들의 적극성이 감소한 데다, 투표율이 낮은 휴가철 재보선에선 여당발 조직선거가 위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중요한 건 투표율"이라며 "숨은표가 있겠지만 결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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