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수뇌부, 4대강에 맞선 천주교 성토

2010. 3.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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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정길 대통령실장 "반대 작정한 사람들이라 설명 안 해"

정몽준 대표 "환경운동가들 생떼쓰고 위선적이라 하더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 여권 수뇌부가 22일 당·정·청 공식회의 자리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천주교 쪽을 성토했다고 여러 명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박순자 최고위원 등이 "4대강 홍보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 "4대강 사업의 친환경적인 면도 적극적으로 알려 천주교계의 반발을 누그러뜨려야 하지 않느냐"고 잇따라 질책했다. 그러자 정 실장은 "천주교 쪽은 반대하려고 작정하고 나선 사람들이어서 설명을 하면 외려 말꼬리를 잡아 반대 논리에 활용할 것이라 여겨 사전에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그래도 듣고 보니 결과적으로 사전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여러 참석자들이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주교가 야당, 시민단체와 함께 일종의 공동전선을 펴는 것 같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대표는 "최근 지역구의 신부 한 분을 만났더니 '(4대강을 반대하는)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환경에 관한 인식이 부족하다. 유럽만 보고 유럽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다. 이 사람들은 생떼를 쓰고 굉장히 위선적이고 편향되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다'라고 하더라"며 천주교의 4대강 반대 운동을 비판했다고 여러 명의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정 대표의 말이 파장을 부를 것으로 우려되자, 한 장관이 '이 발언은 밖에 알려지면 안 된다'고 입단속을 당부하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고위당정협의회엔 안상수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 정운찬 국무총리, 몇몇 부처의 장관들,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각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며, 환경운동이나 천주교 쪽을 비방하려고 한 얘기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밤 "정 실장이 천주교 쪽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고 직접 평한 게 아니라 4대강 추진본부가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쪽에 4대강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은 이유를 말한 것을 듣고 그대로 전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 4월 6일 알려왔습니다

'여권 수뇌부, 4대강에 맞선 천주교 성토' 기사와 관련해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당시 고위당정협의회는 천주교와의 효과적인 소통방안 마련을 위한 자리였으며, 4대강 추진본부의 설명을 전달한 것일 뿐 천주교를 직접 비판한 것이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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