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권양숙 100만불' 정체 說說說

김종민 2009. 4. 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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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연차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권양숙 여사에게 줬다는 100만달러의 사용처를 검찰이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면서 이를 둘러싼 소문만 무성하다.

◇평창올림픽 유치 로비자금?첫번째 '설(說)'은 돈을 받은 시기와 한화 10억원을 미화(달러)로 환전한 점에 주목한다.

권 여사는 2007년 6월29일 청와대에서 100만달러를 받았고, 바로 다음날 과테말라에서 열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전용기로 출국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권 여사가 총회에 참석한 다른 국가 영부인들을 상대로 로비자금으로 쓰기 위해 돈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다소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당시 과테말라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는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놓고 한국의 평창, 러시아의 소취, 오스트리아의 찰스가 경쟁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물론 유치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는 노 전 대통령이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의 내용과 배치된다. 사과문은 '미처 갚지 못한 빚을 갚기 위해 아내가 받아 썼다'는 취지였다.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문재인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 돈이 해외로 반출된 사실이 없고, 국내에서 썼다고 알고 있다"고 밝힌 것과도 배치되는 소문이다.

◇아들 노건호씨 유학자금?두번째 '설'도 시기와 미화인 점에서 비롯됐다.검찰은 노 전 대통령 측이 돈을 받은 직후 해외 순방길에 나서 미국 시애틀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건호씨를 만나 전해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용기는 6월30일 오전 10시 경유지인 미국 시애틀에 도착했고, 오후 5시30분 이후부터 다음날 과테말라로 떠날 때까지 공식일정이 없었다.

시간이 비는 동안 노 전 대통령 부부가 건호씨를 만나 100만달러를 전해줬을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 가장 유력하게 추정되는 가능성이다.

검찰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건호씨의 미국 현지 금융계좌를 추적하고 당시 시애틀 총영사와 건호씨의 경호인까지 소환 조사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와 관련 "시애틀에서 대통령의 사적 일정이 없었고 다음날 새벽 예정된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등을 고려해 일찍 취침했다"고 해명했다.

◇생수회사 '장수천' 빚 변제?세번째 '설'은 '빚을 갚는데 썼다'는 노 전 대통령의 설명에 대한 '순수한 믿음'에서 시작한다.

문재인 변호사도 "노 전 대통령이 오래 정치를 했고 원외 생활도 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신세를 지다 보니 남은 빚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이 '빚'을 언급하면서 그가 실질적인 소유주였던 생수회사 '장수천'의 채무 문제로 시선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친구가 설립한 장수천에 보증을 섰고, 1996년에 회사가 부도 위기에 몰리자 아예 경영권을 인수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빚은 34억여원으로 늘었다.

이 빚을 갚지 못해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 등이 소유하고 있던 땅과 상가, 공장부지 등이 헐값에 팔렸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도왔지만 여전히 빚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검찰은 달러로 받았다는 점에서 '빚을 갚는데 썼다'는 노 전 대통령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어찌됐건 100만달러의 실체는 여전히 베일 속에 있다.

◇검찰, '500만불=건호씨 몫' 결론한편 검찰은 박 회장이 지난해 2월 홍콩 법인 APC의 비자금 계좌에서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 계좌로 송금한 500만달러의 주인을 사실상 건호씨로 잠정 결론내렸다.

검찰은 500만달러 중 300만달러 정도가 건호씨가 지분을 갖고 있는 창투사 '엘리쉬 앤 파트너스'로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건호씨의 창투사에서 나온 돈이 건호씨의 외삼촌 권기문씨가 설립한 업체 등 국내 업체 2곳에 투자된 사실을 확인하고 권씨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건호씨 측은 "500만달러와 관련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검찰은 그간의 조사를 통해 건호씨가 연씨와 공동으로 500만달러를 운용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권양숙 여사가 받아 쓴 박 회장의 돈 100만달러도 실제 빚을 갚는데 사용됐든, 아니든 권 여사가 쓴 사실은 확인된 셈이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연씨와 건호씨는 공동 사업자"라며 건호씨가 500만달러 중 최소한 300만달러에 대해서는 '지배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종민기자 kim9416@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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