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당정 화합을" 朴 "사회 통합을"
ㆍ박근혜 前대표 입 다문채 '냉랭'
ㆍ서먹서먹한 8개월만의 만남
ㆍ회동에도 불구 입장은 평행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8개월 만에 만났다. 이 대통령이 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4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간담회 자리에서다.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당·정간 화합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두 사람의 강조점은 달랐다. 이 대통령은 여당의 정부에 대한 일체감과 지원을 당부했지만, 박 전 대표는 쟁점법안 처리에 있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다. 청와대의 쟁점법안 밀어붙이기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낮 12시쯤 시작된 오찬에서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옆 자리에 앉았다. 중간중간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의 농담으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지만 박 전 대표는 입을 다문 채 냉랭한 표정이었다. 오찬에 앞선 환담에서도 두 사람은 거리를 둔 채 서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대통령이 먼저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경제적 장애물은 당·정이 힘을 모아야 해결할 수 있다"며 "지금은 '긍정의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정이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당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일체감을 갖고 협조해달라는 당부다.이어 박 전 대표의 57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케이크가 들어왔고 축하노래와 케이크 커팅을 했다. 이 대통령이 비서진에게 "왜 초가 두 개냐"고 묻자 비서진이 "20살처럼 젊게 사시라는 취지"라고 답했다. 박 전 대표가 "200살이라는 뜻이죠"라고 되묻자, 이 대통령이 다시 "200살까지 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오찬 마무리 발언을 통해 '뼈있는' 말들을 내놨다. 그는 "쟁점법안과 관련해 정부가 바라보는 관점, 야당이 바라보는 관점, 국민이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차이가 크다"며 "쟁점법안일수록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쟁점법안 처리의 당위성을 일방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국민적 이해와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또 "사회통합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가 쟁점법안에 대한 '선(先) 국민적 동의'를 강조함에 따라 2월 임시국회에서도 여당의 동력이 하나로 모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와 당내 친이명박계 주류가 '속도전'을 앞세워 여야간 또는 국민적 논란이 큰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박 전 대표는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관계는 2월 국회에서도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 박영환·이고은기자 yhpark@kyunghyang.com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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