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장·주미대사 인선, 李 대통령 친정체제 강화

입력 2009. 1. 18. 18:18 수정 2009. 1. 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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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PK 출신 '퇴조' TK 인사들 '약진'한덕수 주미대사는 "통상문제 해결 적임자" 평검찰총장 유임… 국세청장은 직무대행 체제로

18일 일부 단행된 권력기관장과 주미대사 인선의 가장 큰 특징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라고 볼 수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장관을 지냈거나 임명된 김성호 국가정보원장(경남 남해)과 어청수 경찰청장(경남 진양) 등 부산ㆍ경남(PK) 출신이 퇴조하고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경북 영주),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경북 영일) 등 대구ㆍ경북(TK) 인사가 약진하는 모양새다.

여기다 한덕수 전 총리가 이태식 주미대사 후임에 내정된 것은 버락 오마바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 최대 현안이 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 의회비준 등 통상문제 해결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속도전'을 주도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후임 주미대사로 한미 통상문제와 금융ㆍ경제협력의 적임자를 뽑기 위해 막판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교체설과 유임설이 거론되던 국정원장을 바꾼 데는 이 대통령의 고민과 국정원 개혁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원장의 경우 지난해 수입 쇠고기 파동과 촛불시위 국면에서 조직장악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국정원 안팎에서 받았으며 청와대 내에서는 정무적 '감'이 떨어진다는 평가 속에 일찌감치 교체설이 나왔다.

반면 원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때 경영기획실장과 행정1부시장 등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이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읽어내는 'MB맨'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아 정부 조직개편 등을 추진하면서 행안부 조직 장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국정원 내에서도 원 내정자에 대한 반발이 거센데다 한나라당 내에서 상당한 반대기류가 있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 경찰청장 내정자는 대안 없는 경찰청장 후임자로 거론돼왔다. 어청수 청장의 경우 노무현 정부 말에 임명된 인사인데다 촛불시위 과정에서 불교계와 갈등을 일으킨 점 등이 교체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권력기관장 중 임채진 검찰총장은 유임됐다.

국세청장의 경우 한상률 청장의 사표를 19일 수리하고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허병익 차장이 직무대리를 하기로 했다. 이날 후임 국세청장이 발표되지 않은 것은 하마평에 오른 사람들이 상당수인데다 이 대통령의 결심이 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장 후임자로는 허용석 관세청장이 유력한 가운데 조용근 세무사협회 회장과 김경원 국민연금관리공단 감사 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통상전문가로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총리의 경우 경제기획원(EPB) 출신이지만 주로 상공부에서 잔뼈가 굵은데다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내는 등 통상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한미 FTA 협상 타결의 주역이었고 현정부 들어서도 국민경제자문위원으로 이 대통령과 여러 차례 교류하며 관련 자문을 해왔다. 전부 전주 출신으로 지역안배까지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원세훈 국정원장, 서울시 요직 두루거친 정통 행정관료

원세훈 국정원장 후보자는 30여년 간 공직에 있으면서 서울시의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관료 출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발탁되며 능력을 인정 받은 그는 이명박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기용됐다. 그는 내각 구성원 중 'MB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고 의중을 잘 파악하는 'MB맨'이다.

행안부 장관 때 이 대통령과 직통전화를 할 만큼 신임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스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편이며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잡음 없이 보스를 돕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출세 지향적이어서 부하들과 종종 마찰을 빚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막강한 권력기관인 국정원 조직을 장악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이용섭 민주당 제4정조위원장, 김광림 한나라당 의원, 이경호 인제대 총장 등과 동기다.

특히 이 대통령 서울시장 재직시절 경영기획실장과 행정1부시장 등으로 고속 승진했다. 지난 2007년 대선기간에는 이 대통령의 비선캠프에서 행정개혁 관련 업무를자문해왔다.

▦경북 영주(58ㆍ행시 14회) ▦서울고 ▦서울대 행정학과 ▦서울산업대 명예정책학과 박사 ▦서울시 강남구청장ㆍ공무원교육원장ㆍ행정관리국장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서울시 경영기획실장 ▦서울시 행정1부시장 ▦행정안전부 장관

■ 한덕수 주미대사, 상공부서 잔뼈…한미FTA 타결 주역

주미대사 내정자로 알려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경제기획원(EPB) 출신이지만 상공부에서 잔뼈가 굵은 통상분야 전문가다.

상공부에서 주요 국장을 거쳤으며 특히 참여정부시절에는 국무조정실장,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 국무총리 등 고속승진을 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의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민경제 자문위원 등으로 지난해 수입쇠고기 파동 등 한미 FTA 재협상이 논의될 때 현 정부 경제팀과 이 대통령에게 FTA 관련 자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한미 FTA의 미국 의회 통과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내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FTA 재협상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는 것도 이번 내정에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주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조용하게 일을 추진하는 하는 '화합형'이다. 화려한 공직 경험 속에 입신을 위해 권력의 향방에 민감한 '처세의 달인'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특히 권력자의 심기를 잘 살피고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표현으로 칭찬을 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주(60ㆍ행시 8회)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상공부 중소기업국 국장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청와대 경제수석 ▦국무조정실장 ▦통상교섭본부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한미 FTA 체결 지원위원회 위원장 ▦국무총리

■ 김석기 경찰청장, MB와 동향… 원칙주의자로 정평

촛불집회가 절정을 이뤘던 지난해 8월 서울경찰청장으로 부임해 촛불집회를 성공적으로 진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최루액과 색소분사기 사용, 검거 위주의 진압 같은 강경 대응책을 내놓았고, 유모차 부대와 청소년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등에서는 무리한 수사와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지만 경찰 내에서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동향이라는 점이 발탁 배경이 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인천 연수경찰서장 시절인 지난 1997년 경찰의 마스코트인 '포돌이'를 고안하는 등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주장하는 데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어 앞으로 검찰과의 관계 재정립 문제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경북 영일(55ㆍ간부후보27기) ▦대륜고 ▦영남대 행정학과ㆍ동국대 대학원 경찰행정학과 ▦인천연수경찰서장 ▦서울수서경찰서장 ▦경찰청 경무기획국장 ▦경북경찰청장 ▦대구경찰청장 ▦경찰종합학교장 ▦경찰청 차장 ▦서울경찰청장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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