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쟁선포설?.."근거 없는 유언비어"
미확인 '김정일 전투태세 명령설' 와전된 것전문가들 "전쟁 괴담에 동조하지 말아야"(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북한이 전쟁을 선포했다는데 사실인가요?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가족과 헤어지면 어떻게 하나요?"
서울 신동중 2학년 학생들은 26일 2박3일 일정으로 강원도로 수학여행을 떠나야 하지만 분위기가 뒤숭숭해 발길이 내키지 않았다.
김모(15)양은 "엄마 친구들이 모여 전쟁이 날 수도 있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며 "겁이 나 수학여행이 즐겁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 전쟁선포설은 25일 오전 10시30분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오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북한 전투태세 돌입 명령이라는 미확인 보도를 기반으로 북한이 전쟁을 선포했다는 유언비어를 만들어 마구 퍼 날랐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투태세 돌입 명령도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전쟁 괴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 누리꾼들 북한 전쟁선포설 유포 = 포털사이트와 블로그 등에서 25일 북한 전쟁선포설이 퍼진 것은 미확인 보도가 전해진 직후였다.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25일 북한 내 자체 통신원들의 전언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전군에 전투태세 돌입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미확인 보도를 퍼옮기면서 '북한이 전쟁을 선포했다'는 황당한 제목을 달아 사이버 공간에 마구 유포시켰다.
네이버와 다음, 야후 등 국내 주요 포털에서는 순식간에 '북한 전쟁선포'나 '북한전쟁'이란 단어가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심지어 일부 중학생과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전쟁을 선포했다"는 등의 허위 문자 메시지까지 유포되기도 했다.
또 "피난을 가야 한다"거나 "병무청에서 항시 준비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는 등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도 기승을 부렸다.
◇ "소문이 와전..전쟁 괴담 동조 말아야" = 전문가들은 마치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인터넷 여론이 형성된 것에 대해 "갑자기 미확인 소문이 와전되면서 혼란을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북한이 강경조치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전쟁선포를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전쟁상태로 돌입한다'고 말했는데 전투태세 돌입 명령도 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북한의 '말폭탄'에 일일이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전투태세 돌입 명령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가장 최후에 내릴 수 있는 명령을 내렸다는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며 "북한 내에서 유언비어 수준에서 떠돌던 소문이 이상하게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실제 명령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내부 결속용 발언으로 봐야지 명령을 곧 전쟁의 시작으로 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내정 및 외교의 중대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는데 갑작스럽게 전쟁 준비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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