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주장 왜
정부 "안보리 결의 위반"… 사태추이 예의 주시
북한이 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핵무기화 카드'를 또다시 꺼내든 것은 북미 양자회담에 소극적인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대화가 늦어지면서 북한의 핵무장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미국 여론지도층 내부에 조기대화론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주장의 의미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날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사실을 공개한 것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이 "미국이 마주앉을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도발성 행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현 제재국면에서 서둘러 벗어나 대화국면을 통해 판세를 반전시켜 보려는 북한의 다급한 속내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한 소식통은 "북미 대화가 자기들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다시금 위기지수를 높이는 과거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이날 꺼내든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카드는 기술적으로 핵무기 1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양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지만 이미 9월 초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폐연료봉 재처리가 마무리 단계이고 추출한
플루토늄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도발카드'로서의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는 어떻게 보나
=정부 당국자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임을 지적하면서도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증거는 없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안보리 결의 1874호와 1718호의 명백한 위반으로 비핵화에 역행하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은 지난 9월 3일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폐연료봉의 재처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언급했다"며 "그보다 하나도 진전된 게 없고 내용상으로 새로운 게 아니라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반응은 북한이 플루토늄 재처리라는 하나의 사안을 잘게 나눠 여러 차례 압박 카드로 사용하려는 '살라미'(흥정 대상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야금야금 실속을 챙기는 전법) 전술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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