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일 군시찰 사진 '정상 통치' 확인

입력 2008. 10. 11. 16:42 수정 2008. 10. 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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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전면복귀로 `와병설 정세' 일단락..새 의문도 낳아(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와병설 속에 모습을 감췄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하는 자신의 사진을 11일 오전 북한 TV방송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내외에 건재를 과시했다.

북한 매체들이 지난 4일 김 위원장의 축구경기 관람 소식을 전하고 노동당 창당 기념일인 10일엔 그의 행사참석 보도없이 한달여전 노동신문 등에 보냈던 '담화'를 밤늦게 전문소개할 때만 해도, 외부 관측통은 그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조치들로 보면서도 '증빙'자료가 없는 점 때문에 판단에 일말의 유보를 뒀었다.

북한 매체들은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새벽 1시42분께 김 위원장이 821군부대 산하 여성포병중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한 데 이어 7시간만인 오전 9시께 조선중앙TV가 관련 사진 10장을 신속히 공개하고 오후 2시20분께는 중앙통신이 더 또렷한 사진 2장을 보도했다.

북한 언론매체들이 통상적으로 김 위원장의 시찰 소식을 전하고 하루나 이틀 뒤 관련 사진을 내보내던 것에 비해 이례적이다.

축구경기 관람 보도부터 한달여전의 `담화' 공개, 군부대 시찰 보도와 사진 공개는 김 위원장의 전면 재등장을 과시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된 과정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정상적으로 북한의 국정을 운영하고 있음을 확인시키는 이번 군부대 시찰 사진의 공개는 지난 한달간의 `김정일 와병설 정세'를 일단락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그가 군부대를 시찰했다는 지난 8월14일자 보도를 끝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9월9일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에까지 불참하자 그의 건강이상설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한국을 비롯해 한반도 주변 국가 정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 정세를 포함해 한반도와 핵협상 정세에 대한 불확실성 지수가 급격히 치솟았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이번에 사진 배경으로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전방 포부대를 택한 것은 북한 내외에 선군정치를 내세운 자신의 국정 장악과 운영이 종전과 변함없음을 강조하고 특히 북한 고위층과 주민들 사이에서의 정치적 불안과 동요를 해소하는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군부대 시찰이 가장 많기 때문에 그의 `일상'의 회복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행사이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김 위원장의 사진 공개는 그가 현 시점에서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들에게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축구경기 관람이라는 평상의 행보에 이어 담화 발표로 국정운영이 끄떡없음을 알리고, 군부대 시찰 사진 공개 등의 복귀 수순을 단계적으로 밟는 모양새를 보였다"며 "북한은 김 위원장의 복귀마저 살라미 전술(단계를 잘게 쪼개는 전술)을 써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직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동영상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북한은 적절한 시점에 동영상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사진 10장으로 9.9절 이후 조성된 와병설 정세를 일단락하긴 했으나, 그의 건강문제와 그로 인한 후계문제 등 북한 체제의 불확실성은 국제사회의 대북 정책에선 물론 북한 내부에서도 확실한 변수로 자리잡았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또 워낙 불투명한 북한의 특성 탓에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사진 공개는 새로운 의문과 논란을 낳고 있다.

약 60일전 김 위원장의 사진과 이번 사진을 비교한 의사들은 모두 사진만으로 판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전제하고, 김 위원장이 실제 병치레를 했으나 완전 회복했을 가능성, 뇌수술 등의 중병이 아니라 가벼운 뇌경색 정도였을 가능성, 아예 건강이상설이 잘못됐을 가능성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김연철 소장도 "김 위원장의 와병은 분명해 보이는데, 약간의 마비가 있었을 수도 있고 수술이 잘 돼 빠른 시일내에 회복됐을 가능성도 있고, 사진만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근식 교수 역시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뇌관련 수술을 받았다면 마비증세는 남아있을 텐데, 사진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애초부터 건강이상 정도가 언론에 보도됐던 것처럼 심각하지 않고 예상외로 미미한 수준이었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기본적으로 사진을 놓고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의 진위나 회복 정도를 따지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각에선 그의 건강이상설을 사실로 전제하고 사진 조작 의심도 제기하고 있다.북한에서 중소발전소 설계기술자로 출장을 자주 다녔다는 김승철 북한연구소 연구원은 사진의 배경이 되는 산과 들에 가을색이 없는 점을 들어 "10월 사진이 아니라 한 여름 사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시찰 날짜가 반드시 보도된 시점에서 하루이틀 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북한은 김 위원장의 신변안전을 위해 가끔 훨씬 이전의 시찰 사진을 내보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가 중단된 8월 중순 이전에 찍은 사진을 이번에 내보냈거나 사진 자체를 조작했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김 위원장의 건재를 확인시키기 위해 추가로 내놓을 수 있는 동영상의 공개와 외빈 면담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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