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 국장 30명에 50만원씩 돌려라".. 박희태 캠프 당시 한나라 구의원들 증언

2012. 1. 9.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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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캠프, 2008 全大때 서울 당협에도 2000만원 전달 시도

[동아일보]

"사건 실체 자세히 진술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이 9일 오전 1시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고 의원은 기자들에게 "진술조서가 67쪽에 달할 정도로 이 사건과 관련한 실체에 대해 진술했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08년 7·3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박희태 후보 측의 서울 및 원외조직을 책임졌던 A 당협위원장이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 원씩을 돌리도록 소속 구의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8일 드러났다. 이는 당시 A 위원장의 돈봉투 전달 지시를 받았던 구의원들의 증언으로 확인됐다.

고승덕 의원이 3일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 채널A 시사토크 프로그램 '박종진의 쾌도난마'를 통해 의혹을 제기한 이후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한나라당 전대 돈봉투 살포 사실이 확인돼 한나라당의 추가 수사 의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사태가 고 의원의 진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대를 둘러싼 돈봉투 전달 관행 전체로 번질 가능성도 커졌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A 위원장은 한나라당 소속의 자기 지역구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000만 원을 주며 "빠른 시일 내에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 원씩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구의원들은 그 자리에서는 돈을 받았으나 그날 오후 A 위원장을 찾아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돈을 반납했다고 당사자들이 전했다.

A 위원장이 돈과 함께 이들에게 건넨 문건에는 서울지역 당협과 당협위원장 명단, 이들의 캠프 회의 참석 및 대리 참석 여부, 관리책임자 명단, 당협위원장과 친분 있는 인물, 당협 사무국장 휴대전화 번호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이 명단 중에는 당시 전대 때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당협위원장도 포함돼 있어 소문대로 적지 않은 후보가 245개 전국 당협 대부분에 돈을 돌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한 후보의 전대 캠프에 있었던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고 의원이 뿌리쳤다는 300만 원은 전대 당일 '거마비' 명목으로 전달하는 것이고, 각 당협 사무국장에게 전달하는 돈은 대의원 식사나 격려금 명목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A 위원장이 박 후보 캠프에서 서울지역 당협 사무국장을 관리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A 위원장이 본래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 돈은 캠프의 선거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 위원장은 박 후보 캠프에서 전국 원외지역 조직을 주로 담당했으며,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의원의 측근으로 불린 인물이다. A 위원장은 박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주요 당직에 임명됐고 2010년 전대 때는 안상수 후보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A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캠프에서 원외 조직을 담당했지만 돈봉투를 돌릴 위치에 있지는 않았다"며 "캠프에서 돈을 돌렸다는 소문은 금시초문이고 그런 일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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