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 가진 사람으로서 고민중"

2011. 9. 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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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안철수 원장 기자간담회

"안철수다!"

서울 서대문구청 입구에 모여 있던 몇십명의 기자들이 우르르 계단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2일 오후 2시, 이곳 6층 대강당에서 열린 '2011 청춘콘서트'에 출연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정가를 달군 이튿날이었다.

안 원장은 여느 때처럼 온화한 표정으로 건물에 들어섰지만 움직임은 온전하지 못했다. 50여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질문 공세를 받으며 6층 행사장까지 힘겹게 계단을 올랐다. 안 원장은 행사가 끝난 뒤 별도의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고민"이라며 '출마'로 기운 듯한 심경을 드러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게 된 배경은?

"(서울의) 시장과 교육감이 비슷한 시기에 문제에 관련이 된 부분이 보기 안타까웠다. (출마는) 사회적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고민 중 하나였다. 깊은 수준의 고민은 아니고, 여럿이 모인 데서 울분을 토하면서 했던 얘기 중 하나였다. 그 생각 이상의 진전은 없다."

-무엇이 제일 걸리는지?

"저죠. 제가 그런 자격이 되느냐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나. 자기 욕심 채우려는 건 아니다. 제가 평생 그렇게 살진 않았다. 한국 언론에 23년째 노출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안 망가지고 했던 말 안 뒤집고 살았다. 그걸로 증명된 거 같다. 결심이 서면 제가 직접 말씀드리면 된다. 제가 마음이 정리 안 되고 고민하는 중이다."

-어떤 고민을 하는지?

"항상 선택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제가 의미를 느낄 수 있고, 열정을 가지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고, 정말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을 정도로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부분은 검증이 안 돼서 고민이 필요하다."

-검증은 얼마나?

"의사 그만둘 때 6개월 고민했고, 최고경영자(CEO) 그만둘 땐 1년 고민했다. 이번 고민은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일단 '청춘콘서트'는 끝내야 한다, 다음주 지방 순회 일정까지. 그 전까지는 제가 생각할 여유가 없다."

-정치에 나서지 말고, 존경받는 인물로 남으라는 주문도 있는데?

"그래서 고민이죠. 그래서 생각 정리가 필요하죠."

-무소속 출마를 생각하나?

"(울분을 토했던) 저녁 자리에서 나온 얘기 같은데, 십몇년 경험했는데 (여야) 양쪽 다 문제 있지 않나라는 의미였다."

-여야 정당 입당은 배제하나?

"생각 정리가 필요한데 비판적인 입장이다."

-오세훈 전 시장의 시정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시정을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뭐부터 바꾸고 싶나?

"너무 전시행정이다. 보이는 것만 하다 보니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해킹 (사태) 일어나거나 하면 복구 비용이 초기 투자보다 더 든다. 서울시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전체의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안 원장은 이날 저녁 6시, 서울대에서 열린 또 한번의 '청춘콘서트'에 참여했다. 그는 "낮에 서대문구청에서 강의하고 여기 왔는데 평생 하기 힘든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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