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규리에 "광우병 생각 바뀌었나" 사상 검증성 질문

입력 2010. 10. 29. 09:41 수정 2010. 10. 2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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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총리실 촛불백서 만들면서 시민에 '사상검증성' 설문

'견해 변화? 이유는?' 물어…관련자들 "사상자유 침해"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관련 백서 발간을 준비하며 정부 비판 글을 개인 미니홈피에 올린 배우 김규리(개명 전 김민선)씨 등 시민과 누리꾼, 전문가 등에게 '입장 변화' 여부를 묻는 설문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설문 대상자들은 "사상의 자유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총리실 국정운영1실은 2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백서 발간을 위해 올 8월 중순께 50~60명에게 당시 시위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는 설문을 보내 절반 정도로부터 답변을 받았다"며 "정치권 인사, 광우병 전문가 그룹, 시위에 참여했던 시민 등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촛불시위에 대해 찬성, 중립, 반대한 사람을 모두 포함하며 언론 보도 등으로 이슈가 된 분들을 추렸다"며 "(이슈가 됐던) 연예인들에게도 트라이(try)했다. 배우 김규리씨 쪽에도 기획사를 통해 트라이했는데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국장, 우희종 서울대 교수,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이해영 한신대 교수, 정해관 성대 교수 등이 설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설문은 대상자마자 일일이 발언을 달리 인용해 작성됐다. 당사자들의 촛불시위 당시 발언을 인용한 뒤 의견 변화 여부를 묻는 방식이었다. 총리실은 참여연대 박 처장에게 보낸 설문에서 "촛불문화제는 배후가 있을 수 없고요"라는 등의 박 처장 언론 인터뷰를 인용한 뒤, '현시점에서 그 당시에 밝히셨던 견해에 대해 변화가 있으신가요?', '견해의 변화가 있으시다면 그 내용과 이유는 무엇입니까?', '견해의 변화가 없으시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향후 이와 유사한 상황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정부와 사회 각계의 노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가요?' 등을 물었다.

박 처장은 "'그때와 생각이 여전히 같으냐'는 질문 자체에 문제가 있다. 사상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며 "특히 개인 미니홈피에 글을 올린 시민에게까지 설문을 돌린 것은 일상에서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도록 막는 '저강도 공포'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해영 교수는 "당시 언론보도를 참고용으로 취합하면 될 것을, 정부가 나서서 개인에게 입장이 바뀌었는지 묻는 것 자체가 학문과 사상의 자유 침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실은 "언론보도 등으로 (촛불시위에) 영향력을 끼친 분들을 선정했다. 중립적 입장에서 답변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작성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무총리실은 11월 이후 백서를 정식으로 펴낼 예정이다. 백서 발간은 이명박 대통령이 5월11일 국무회의에서 총리실 등 관련부처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보고서를 만들라고 지시해 추진됐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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