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박근혜에 '융단폭격'..박근혜 '세종시 수정' 선긋기

2009. 11. 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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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종시 원안 백지화 파문, 한나라 내홍 격화

김용태 "지역주의 기댄 사익 추구" 직격탄정두언도 연이틀 맹공…전면전 불사 움직임

한나라당 주류인 이명박계(친이)가 세종시법 수정안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를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그간 친이 쪽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삼가왔다.

친이계인 김용태 의원은 9일 박 전 대표의 세종시 원안고수 입장에 대해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적 사익 추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나와 "(박 전 대표가) 국민과의 약속과 신뢰를 얘기하지만, 이는 국익추구와 사익추구의 갈등이자 충돌"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박 전 대표 등을 포함해 수정안을 반대해 좌절시키는 사람들이 있다면, 분명히 역사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친이 핵심으로 꼽히는 정두언 의원도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이제는 유권자가 아니라 역사 앞에서 국민과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국가 지도자의 자세"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전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세종시 수정이 좌절된다면 박 전 대표 역시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이 쪽의 '박근혜 때리기'는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법 수정안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확인된 이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몇몇 친이직계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설득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설득 주문'이 친이 의원들을 통해 박 전 대표에 대한 날선 공격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친이계가 박 전 대표의 세종시 원안 고수 주장을 '정치적 사익 추구'로 규정하는 것은, 박 전 대표를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 '계파의 수장'으로 낙인찍어 여론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상의할일 아니라 했더니 엉뚱한 보도" 정몽준에 불쾌감친박계 "원안 추진뜻 분명…수정 위한 특위 참여않을것"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세종시 계획 수정을 전제로 한 당 지도부의 움직임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앞서 "당내 세종시 특별위원회에 친박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냐"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건 제가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몽준 대표가 (전날 전화를 해) 당내 특위 관련 이야기를 하기에 '저와 상의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는데 엉뚱하게 보도가 됐다"며 정 대표에게 직접 항의 전화를 한 사실도 공개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늘 아침에 정 대표에게 전화를 드려 제가 안 한 얘기가 자꾸 나가서 '이렇게 되면 전화하기도 겁난다'고 그랬더니 정 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관련영상: 박창식의 정치IN]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박 전 대표의 불만은 표면적으론 자신이 세종시 특위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낸 것처럼 언론에 알린 정 대표 등 지도부를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론 세종시 원안 수정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당 지도부와 친이계의 움직임에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이미 당이 청와대와 정부의 원안 수정 방침에 발맞춰 당내 특위를 꾸리는 등 수정을 기정사실화해 가는 움직임에 강한 제동을 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내 특위에 친박 진영은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핵심인 이정현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발전을 위해 세종시가 국민과 약속한 대로 원안 추진돼야 한다는 뜻이 분명하다"며 "그런 만큼 세종시 원안 수정을 위한 당내 특위는 참여해 할 일도 없거니와 참여할 친박 의원도 없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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