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민주 3:2 '승리'..요인과 의미는?

진현철 2009. 10. 2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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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선거운동 종반까지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28일 재·보궐선거는 결국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3대 2로 누르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번 선거는 여권의 '힘있는 지역일꾼' 대 야권의 '독재정권 심판'으로 대변됐으며, 승패에 따라 각 당의 현 지도체제의 거취와 지방선거 등에 대한 향후 판단을 하게 하는 가늠자가 되는 자리였다.

특히 전문가들이 강원 강릉과 경남 양산은 한나라당, 안산 상록을과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은 민주당의 승리로 2대 2 상황을 예견했지만, 초반과 달리 강릉을 제외하고는 혼전 양상을 띄었다.

최대격전지인 수원 장안은 선거날까지도 어느쪽 '우세'를 점치기 어려웠다. 또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 양산은 퇴근시간대 투표율 상승 속에 민주당 송인배 후보가 박희태 후보를 맹추격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일단 이번 승리는 기존에 민주당이 주장해 온 '정권심판론'이 철저하게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야당이 주장해 온 정부의 '실정'을 국민들이 받아들였고, 이명박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왔던 '친서민정책'의 체감도가 낮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당내 불통'이라는 우려가 있던 정세균 대표체제에 대한 불만을 잠재울 수 있어 정 대표체제가 공고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으며, 대여 강경투쟁의 초석도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대권후보군인 손학규 전 대표라는 '정치 거물'의 힘을 확인하는 자리이자 야권 단일화의 진통에도 믿을 당은 민주당이라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은 것과 함께 한나라당 텃밭에서의 정치적 입지를 세울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각 지역에서 계속적으로 진행한 투표 독려 효과가 실질적으로 반영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다. 투표마감 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변화를 요구하는 젊은층이 다수 참여해 민주당의 표다지기에 이바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원 장안수원 장안에서 민주당 이찬열 후보의 승리는 손학규 전 대표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 전 대표는 앞서 출마를 요구하는 민주당의 끈질긴 요구를 거절하고, 정치적 책임까지 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도 이 후보를 지지했었다.

이 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인 손 전 대표는 선거활동 기간에 이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방송인 출신인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를 따라잡기 위해 '이찬열 알리기'라는 광폭 행보에 연일 주력했다.

더욱이 손 전 대표가 민주당의 '반성론'을 제기하고, '지역발전 적임자'에게 후보를 양보한다는 정치 신념 등도 대학생 및 젊은층의 변화 욕구를 불러일으켜 승리의 기반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이상을 강원도 산골에서 칩거에 들어갔던 손 전 대표는 이번 승리로 당내 기반 형성과 함께 정계 복귀 가능성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손 전 대표로서는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수로 분류되는 수원 장안에서 이 후보의 '순애보'가 여성 유권자들에게 큰 지원을 받았다는 후문도 있다. 이 후보가 부인 백승일씨와 초등학교 5학년 때 만나 풋사랑을 키워왔고, 백씨가 다리를 다쳐 장애를 가져 부모가 반대했음에도 결혼에 골인한 이야기가 주부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것이다.

◇경기 안산 상록을민주당은 안산 상록을의 예상외로 낮은 투표율 때문에 전전긍긍했다. 일찌감치 승리를 예상했던 민주당이었지만, 오전부터 이어지는 저조한 투표율로 '혹시나', '설마' 하는 우려가 있기도 했다.

민주당과 군소야당의 단일화 무산으로 인한 '사표' 발생의 예측도 가능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국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에 한 표를 주기보다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자는 심리가 우세했다.

김영환 후보는 재선 국회의원 및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고,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줄 수 있는 '먼 사람'이라는 반발심 때문에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투옥 경험과 이명박 정권의 '심판론'을 자임할 것에 집중한 것도 중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가 초대, 3대 민선 안산시장을 지냈을 당시 골프장 뇌물수수 의혹과 수 차례 당적 변경이라는 '철새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도 상당히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안산 상록을 승리는 수원 장안과 함께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모두 승리한 것으로 향후 대여 정부에 대한 비판 및 요구 강도를 높일 수 있는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충북에서 정범구 후보의 승리는 '화려한 재기'일 뿐만 아니라 세종시 문제와 연관돼 민주당이 그토록 주장했던 '세종시 원안 고수가 충청권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충북 4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음성 출신인 정 후보가 높은 인지도와 각 지역에서 지역 서민들의 현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지역구 김종률 전 의원의 어머니를 찾기도 했으며, 김 전 의원 어머니의 남모를 '헌신'도 정 후보 당선에 큰 힘이 됐다는 전언이다.

이로써 내년 지방선거전에서 '청신호' 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최근 또다시 논란이 촉발된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적지않은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패배한 경남 양산과 강원 강릉경남 양산은 '친노진영'과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노림수' 지역이었다. 그러나 '거대 노풍'으로 선거혁명을 일으키려 했던 민주당은 결국 한나라당의 아성인 양산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다만 민주당은 정치 신인인 송인배 후보가 당초 큰 격차를 좁히면서 민주당의 정치적 입지 가능성과 함께 '친노진영'과의 연대 기류를 형성했다는 것을 의미있는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또 퇴근시간대 투표율 상승으로 인해 양산지역의 투표율이 투표 지역구 중 최고인 43.9%를 기록하면서 이같은 결과에 기여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강원 강릉에서는 민주당이 일찌감치 무소속 송영철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 후보가 없다는 이유로 강릉 지역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관심을 쏟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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