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없는 젊은 판사들이 임명되는 게 문제"

2009. 3. 1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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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나라당 '신 대법관 감싸기' 발벗고 나서

전날 홍준표 대표 "진보진영 공격 노골화"

"경험 없는 너무 젊은 판사들이 임명되는 게 문제다."

"법원의 판결이 미약해 법치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

11일 낮,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한 한나라당 상임고문들은 최근 신영철 대법관의 '외압 파동'에 항의하는 소장파 판사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이렇게 드러냈다. 한 참석자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 23명의 고문이 참여해 비슷한 의견을 냈다"며 "발언자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전날 "지금 신 대법관에 대한 소위 진보진영의 공격이 노골화하고 있다"며 아예 '좌파성향 판사들의 준동'으로 몰아갔다. 과거 용산 철거민 참사 때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던 모습과 대조된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원로들이 앞다퉈 '신영철 감싸기'에 발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여당 지도부의 태도 이면에는 이른바 '좌파 법조인'을 정리해야 한다는 정치적 의지가 엿보인다.

핵심 당직을 맡은 법조인 출신 한 의원은 "신 대법관의 행위만을 보면 부적절한 측면이 많다. 그러나 사법부 전체를 보면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들이 과거 정권에서 대법원장실, 법원행정처 등의 요직을 차지하며 법원 인사를 주물러 왔다"며 "이를 바로잡을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법연구회가 관료적인 법원 문화 개선 등에 공헌했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사법부의 전교조'가 됐다"며 "이번 파동은 고등법원장 승진을 못한 우리법연구회의 저항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10일 "지난 10년 진보정권 하에서 사법부는 과연 국민을 위해 재판을 하고, 사법부 내에 진보 좌파 성향의 분들이 없었는지에 스스로 생각해 볼 일"이라고 밝힌 데서도 이런 정서가 담겼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신 대법관의 용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법사위원은 "법관 인사에 영향력을 끼치는 지위에 있는 신 대법관이 구체적 사안과 관련된 메일을 보내는 것은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는 법관 입장에서는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신 대법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어떻게 그렇게 민감한 부분에 대해 이메일을 보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정말 오만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라며 "이 정권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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