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폐지론자가 통일부 장관?"..'적합성 논란'

2009. 1.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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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정치부 곽인숙 기자]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현인택 고려대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통일부 폐지를 주도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위원회에서는 박진 간사와 현인택, 홍두승 인수위원 등 3명이 통일부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이명박 정부 외교통일정책의 청사진을 그렸다.

특히 세 명 가운데 현인택 통일부장관 내정자는 인수위 시절 외교통일 분야를 담당하면서 사실상 통일부 폐지론을 적극 개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인수위 외교통일분과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인수위 당시, 현인택 인수위원 등을 중심으로 통일부의 기능을 각 부처로 분산시키자는 의견이 중점 논의됐다"며 현 내정자가 통일부 폐지를 주도했음을 내비쳤다.

또 다른 인수위 관계자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외교통일분과와 정부혁신 규제개혁TF팀이 긴밀히 통일부 폐지를 추진했다"며 "현 내정자가 이에 대해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더 이상 얘기할 수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통일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박재완 당시 정부혁신 규제개혁TF팀장은 지난해 1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남북관계가 특정부처의 전유물로서 독점적으로 추진되기보다는 여러 부처가 함께 남북관계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통일부가 추진하는 여러 대북경협과 인도적 교류사업들도 실질적으로 각 부처로 돌려줘야 한다"며 통일부 폐지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인수위에서 마련한 정부조직개편안의 통일부 폐지안은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의 결사적인 반대에 부닥쳐 통일부를 존치하는 쪽으로 극적 합의를 하면서 통일부가 폐지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통일부 폐지를 주장했던 장본인이 통일부 수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통일부 내부의 반발기류도 심상치 않다.

통일부 관계자는 "통일부 폐지를 주장했던 현 교수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되다니 참 아이러니하다"며 "가뜩이나 통일부 폐지론으로 유명무실해진 통일부가 더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일부 관계자도 "청문회 과정에서 현 내정자가 큰 상처를 입을 것이며 청문회를 통과하더라도 여론의 역풍에 휘말려 힘없는 장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부 폐지론자가 통일부 수장이 되는 현실 속에서 현 내정자가 조직을 장악하고 통일정책을 제대로 펼쳐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학계 "현인택, 대북 문제 전문가 아니다

학계에서는 통일부 폐지문제 이외에 또 다른 이유로 현인택 내정자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 내정자가 대북문제 전문가라는 청와대의 평가와는 달리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실제 현인택 내정자의 논문기록을 조사한 결과 한미관계와 북핵문제를 제외한 남북관계와 관련된 저서나 논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교수 생활 14년동안 북핵 문제 이외에는 남북 관계에 대한 강의를 한 사례도 거의 없었다.

이와 관련해 대북 문제 전문가인 한 교수는 "10년 넘게 논문 한 편 쓰지 않았는데 북한 관련 전문가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남북관계를 소신있게 잘 풀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연철 한겨레 평화연구소장(정치학 박사)도 "북한에 대해 경험도, 전문성도 없는 현 교수가 내정된 것은 대북 관계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북한 방치정책'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인수위 당시, 현 내정자는 외교안보통일 정책만 담당했을 뿐 통일부 폐지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전문성 논란에 대해서는 "남북관계는 대내외적 요인이 선순환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국제전문가가 남북문제전문가가 아니라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cinspa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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