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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친李 총장 똑바로 하라” 박차고 나가

경향신문 | 입력 2009.01.19 18:28 | 수정 2009.01.20 03:07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제주

 




ㆍ 인사 사전협의도 없어 한나라당 분통

ㆍ 靑 결정후 박희태 대표에 전화로 통보

한나라당은 19일 청와대의 일방적 개각에 대한 불만으로 부글부글 끓었다. 절차상 당과의 협의는 물론 사전통보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내용 면에서도 정치인 입각이나 탕평인사 등 지난 몇 달에 걸쳐 건의해 온 내용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청 간의 소통부재가 극명하게 노정되고, 이에 한나라당이 공개 반발하면서 향후 당·청 관계가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을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됐다.

당 지도부는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아침 이명박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개각에 대한 협의는커녕 명단조차 통보받지 못했다. 박 대표는 주례회동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청와대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개각 명단을 통보받았다. 이에 지도부는 폭발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여당 대표가 인사 발표 1∼2시간 전에야 명단을 통보받았다. 코미디다.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러느냐"고 격분했다. 그는 안경률 사무총장을 향해 "만날 청와대에 혼자 나가고, 여당은 끌려가고 있다. 친이 총장 똑바로 하라"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홍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아직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겠다"며 "(청문회 당사자가) 야당과 직접 대화하면서 각자 알아서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매주 화요일마다 주재해온 원내대책회의를 취소했으며, 21일부터 휴가를 다녀오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도 무력감과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당 출신 인사의 중용을 주장하던 박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이번에는 어렵겠다"는 일방적 통보를 들으면서 체면을 구겼다.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나는 오로지 국회의원들의 입각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웠다"면서 허탈감을 내비쳤다. 그는 "당이 들어갈 틈이 없다. 불가사의한 게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지도부뿐 아니라 다수의 의원들이 당을 무시하는 인사의 형식과 내용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친이재오계인 진수희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내각의 정무감각이 미숙하고, 국회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었다"며 "당내에서 실망감과 앞으로 국회를 이끌어가는 과정에 대한 걱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정체제 구축에만 중점을 두면서 탕평인사를 무시한 문제도 지적됐다. 친박계인 구상찬 의원은 "당만 바보가 되고 탕평인사를 통한 화합의 기회도 놓쳐버렸다"고 평가했다. 한 친박 중진의원은 당과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던 데 대해 "이러니 야당이 한나라당을 청와대 2중대라고 한다"며 "청와대가 당을 뭘로 아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개각을 통한 국정운영 변화를 기대했던 민심이 또다시 이반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소장파 의원은 "중요한 것은 일을 하는 것뿐 아니라 일의 방향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느냐에 있다"며 "하지만 이번 인사가 국정을 되돌아보거나 국민적 공감을 얻는 데에는 실패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 박영환·이고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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