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횡령·뒷돈·근무시간 골프.. 임기말 나사풀린 공직사회

2011. 6. 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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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복무점검단 기강잡기 나서

[세계일보]사정 태풍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정부가 각급 사정부서를 총동원해 강도 높은 공직사회 기강잡기를 시작한 것이다. 공직사회를 좀먹는 '대통령 임기말'이라는 정치계절이 찾아온 데다 2000년 이후 지난해 공무원 부패가 가장 심각했다는 여론조사까지 최근 발표됐을 정도로 공직 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축은행 사태에 전·현직 공직자가 고구마 줄기처럼 엮이고 교통안전공단의 국고 횡령 사건과 15일 국토해양부 제주 연찬회 사건 등이 꼬리를 물어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감찰이 예상된다.

◆총리실 주도의 전방위 사정 배경

김황식 총리는 이날 정부부처 감사관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가진 자, 권력있는 자의 윤리 의식이 희박해졌고 비리가 생계형에서 축재형으로 바뀌었다"며 38개 부처의 감찰 강화를 지시했다. 또 평소 철저히 암행해온 총리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점검단)은 이례적으로 올 상반기 공직 비리 감찰 실적과 주요 사례, 하반기 감찰 방향을 발표하며 공직 사회 기강을 다잡았다.

특히 총리실은 주요 감찰 대상에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행위'를 적시, 임기말 기강해이를 단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총선·대선 등 내년 주요 정치 일정과 관련된 고위직의 정치권 줄서기, 눈치보기 등 직무태만을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 정부의 핵심 기조인 '공정 사회'를 지키고 대통령 임기말 권력 누수를 조금이라도 막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본보기용 공직 비위 사례 공개

공직사회의 '군기반장'격인 점검단은 본보기 차원에서 올 1∼5월 적발한 다양한 공직 비위 사례를 이날 공개했다. 경북 A기관에선 한 직원이 다른 기관 공무원 등과 수시로 사무실에서 카드 도박을 하다 적발됐다. 점검단은 해당 직원을 수사의뢰하고 관련 기관에 이런 사실을 통보했다.

무려 3년여 동안 평일 근무시간 중에 근무지를 무단 이탈하거나 허위 출장 처리 방법으로 인근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긴 지방 공무원도 덜미를 잡혔다. 모 지자체 간부는 업무 관련 건설업체 대표에게 인사 명목으로 점심식사와 현금 수백만원을 받았으며 부하직원에게 상품권 등을 받아챙기다 적발됐다.

공금 횡령 사례도 잇따랐다. 점검단은 B국립대 교수가 다른 사람의 사업자 명의를 도용해 허위로 물품계약, 용역을 하는 것처럼 장부를 조작해 상당액의 비자금을 조성, 사용한 의혹이 있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지자체 과장급 공무원 등은 허위로 출장 처리를 하거나 직원 출장비 중 일부를 환수하고 관련업체 등에서 받은 금품으로 공통 경비를 조성, 과 회식비 등으로 사용하다 꼬리를 밟혔다.

서울 C공공기관에서는 직원 회식 명목으로 또 다른 공공기관인 자회사에 금품을 요구해 자회사가 자체 회식에 사용해야 하는 법인 카드와 현금 수백만원을 받다 현장에서 적발되는 일이 벌어졌다.

金총리·감사관 오찬 간담

김황식 국무총리(오른쪽 네번째)가 15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38개 중앙 부처 감사관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공직자 기강해이에 대한 감찰 강화를 지시했다.허정호 기자

◆부패척결 독려하는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회원 초청행사에서 '사회 곳곳의 부조리'를 지적하고 "이런 것들을 으레 있는 것으로 착각할 때가 있지만, 일류국가가 되려면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누적된 관습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요즘 보면 전관예우나, 있는 사람이 더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며 "올바른 선진국가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새로운 결심을 하고, 새로운 인식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사회' 드라이브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공직사회의 부정과 비리가 국민이 보기에 한계 상황임을 경고했다.

김청중·박성준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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