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주석 탑승추정 차량, '김정일 숙소'서 장시간 체류

2010. 8. 2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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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가무단도 들어가…경협·후계구도 등 논의 추측

일각선 "후진타오 아닌 시진핑 부주석" 분석도

지린성 지린에서 창춘으로 무대를 옮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틀째 중국 방문 일정의 초점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창춘 정상회담'이 이뤄졌는지, 북-중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로 모아진다.

27일 김정일 위원장을 태운 의전차량 30여대는 오전 9시께(현지시각)부터 지린시 우쑹호텔을 출발해 창춘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리무진 등 승용차 20여대와 미니버스 5~6대로 이뤄진 차량행렬은 중국 경찰차 10여대의 경호를 받으며 약 1시간30분을 달려 창춘시내 중심의 난후호텔로 들어갔다. 창춘을 방문하는 중국 지도자들과 김일성 북한 주석을 비롯한 외국 귀빈들이 묵어 지린성의 국빈관 구실을 해왔던 곳이다.

창춘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공항이 폐쇄됐고 시내와 공항을 잇는 도로도 오전 동안 출입이 통제됐다. 시내 곳곳의 경계도 중국 정부 고위층의 방문을 예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크게 강화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창춘에 도착했다는 소문도 돌았고, 홍콩 인권단체는 이날 10시45분께 후 주석의 전용기가 창춘공항에 도착했다는 정보를 내놨다. 이어 11시45분께 검은 승용차 3대와 미니버스 3대가 김 위원장이 머물고 잇는 난후호텔로 들어서는 장면이 목격된 뒤 호텔 주변 경계가 크게 강화됐다. 오후 2시30분께 지린성 가무단을 태운 버스 4대도 호텔로 들어갔다. 이후 호텔을 드나드는 차량행렬은 목격되지 않았으며 이날 밤 9시가 넘어 가무단 차량만 호텔에서 빠져나왔다.

이런 정황들로 볼 때 북중 양국 지도자들이 이날 창춘 난후호텔에서 만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후 주석이 이례적으로 직접 창춘까지 와서 김 위원장과 장시간 회담을 했다면, 천안함 사건 이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미-중 관계 악화 등으로 요동치고 있는 한반도 주변 정세와 북핵문제, 중국의 동북지역개발 계획과 맞물려 북-중 경협을 강화하고 북한 경제난을 타개하는 문제, 다음달 조선노동당 대표자대회를 앞두고 북한 후계구도에 대한 의견 교환 등 폭넓은 주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북·중 양국이 굳게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후-김 정상회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의 정상회담이라면 낮부터 만찬까지 이렇게 장시간 회담이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후 주석이 아닌 다른 중국 지도자가 김 위원장과 만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이번 방중에서 반드시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이뤄졌을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시진핑 부주석과 만나 북-중 간 전반적 현안들을 논의한 뒤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파격적인 공개행보를 보였던 지난 5월 방중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노출을 꺼리고 있다. 김 위원장을 수행중인 북·중 양국의 고위 인사들조차 베일에 가려 있다. 난후호텔은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있고 주변은 물론 진입로의 출입까지 엄격하게 통제돼 내부 움직임을 파악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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