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규모 7배 확대.. 내전악화·신변위험 방증

박성진기자 2009. 11. 18.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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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아프간 비극' 생생한데.. 명분 약해 '대국민 설득' 미지수

군 당국이 아프가니스탄 파병 병력을 여단급인 2000여명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는 정규 대대급 병력에도 못 미치는 300여명으로는 파병 부대의 안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병 병력을 늘리는 것은 그만큼 아프간 내전 상황이 악화되고 신변이 위험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파병의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

정부 내에서도 파병 규모를 늘리면 국민을 설득하기가 더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 군 당국의 의지대로 병력 증강이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국방부와 합참은 악화되는 아프간 정세와 현지 치안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군이 파병될 경우 불가피하게 전투에 휘말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지난달 국회 국방위에서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요원의 보호를 위해 파병할 경우 '불가피한 교전이 있을 수 있고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며 '군이 가는 이상 희생이 따를 것을 각오하고 있다' "고 말했다.

국방부가 2004년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 때 "이라크 내 안전지역에서 민사활동만 하기 때문에 파병 부대의 안전에 대해 크게 염려할 게 없다"고 국민들을 설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 아프가니스탄 내 1개 주를 맡아 독자적으로 PRT를 운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파병 병력도 다국적군인 국제안보유지군(ISAF) 소속으로 편입된다.

국방부는 당초 파병 부대의 구성을 특전사를 중심으로 경계 임무를 맡는 작전팀과 의무·헌병·공병·법무 지원팀 등 300여명으로 계획했다. PRT 요원 1명당 파병하는 장병 숫자를 3명꼴로 계산한 결과였다.

그러나 한국이 독자적인 PRT를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PRT 요원과 파병 장병들이 거주할 기지 건설이 불가피해졌다. 자연히 파견 부대를 보호할 병력도 더 많이 필요하다.

이 같은 상황은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 아르빌 기지에 주둔했던 것과 비슷하다. 군 관계자는 "자이툰 부대가 부대 밖에서 실제 민사활동을 한 것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에 불과했고, 1회 투입 병력도 수십명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치안이 훨씬 불안한 아프간에서 300명 규모의 파병은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만약 한국군이 독자 기지의 운영 대신 미국의 바그람 기지를 함께 이용하면서 미군 관할의 파르완주 PRT를 인계받을 경우 파병 숫자는 당초 계획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사시 미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바그람기지 안에 85명의 PRT 요원을 상주시키고, 한국이 별도로 맡게 될 PRT에 50~70명의 인원을 파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한국군의 별도 기지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 박성진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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