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앞에서는 '통'이 달라지는 MB

2008. 10. 15. 18: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안 동성혜 기자]'시대의 역설' '제도의 지체' '의도하지 않은 사악한 결과'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세계지식포럼 개막식 축사에서 사용한 생경한 용어들이다. 평소 이해하기 쉽고 귀에 쏙쏙 들어와 '너무 직절석'이라는 비판까지 받는 이 대통령의 연설이나 축사가 이날따라 왜 이리 어려운 용어들로 가득찼을까.

청와대 핵심 참모는 < 데일리안 > 과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지식인들 앞에서는 통이 달라진다"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때도 그랬고 이런 자리에서는 학술적·이론적으로 쓰도록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청중에 따라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그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좀더 쉽고 명쾌하게, 하지만 지식인들에게는 전문 용어를 사용해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세계지식포럼에서 발표한 이 대통령의 축사에는 함축된 의미가 많다. 특히 축사의 핵심 포인트는 '새로운 금융 관련 국제기구 창설 제안'이다. 축사를 꼼꼼히 살펴보면, 이 대통령은 "이번(금융위기) 상황을 보면서 '시대의 역설'을 떠올렸다"며 "정보기술혁명과 세계화의 급진전은 놀라운 속도의 변화를 창출하고 있지만 그것이 가져올 위험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헤지펀드 등은 인터넷 시대와 새 변화에 걸맞게 만들어지는 상품들이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는 것.

또한 이 대통령은 "이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직 불안정하다"며 "지구촌이 하나의 마을이 될 만큼 긴밀해지고 있지만 그런 만큼 작은 충격에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제도의 지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미국의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는 사후처리만 가능하지 사전에 금융위기를 예측하거나 컨트롤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참모는 "미국 중심의 금융관계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바꾸자는 그런 의미는 아니고 현실의 빠른 변화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과 의미에서 이 대통령은 "빠르게 세계화되고 경제가 국제 간에 빠른 속도로 넘나드는 이 시점에 사전 사후를 규제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새로운 국제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 참모는 "오늘 제안한 국제기구 창설은 맛보기"라며 "다음주 열리는 ASEM 금융관련 세션에서 구체적 제안이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 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