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 향응의 밤, 술값만 185만원? 3명 다 '2차' 의혹

2009. 4. 1. 03: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 룸살롱 접대 6일만에 뒤늦은 압수수색청와대 김모 행정관 등이 연루된 성 접대 의혹과 관련, 이들을 접대했던 티브로드 측이 결제한 비용이 통상적인 술값 수준보다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김씨와 동석했던 장모 행정관과 방송통신위원회 신모 과장 역시 성 접대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3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접대를 맡았던 문모 팀장이 법인카드로 식사 비용 8만5,000원과 룸살롱 비용 185만 원을 결제했다"고 밝혔다.

문 팀장은 지난달 24일 김 행정관 등 3명과 함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오리고기 집에서 저녁을 먹은 뒤 신촌의 D룸살롱을 찾았다. D룸살롱은 서교동 S호텔 지하 룸살롱과 더불어 마포 일대에서 가장 성업 중인 곳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D룸살롱 급이라면 4인 손님의 1차 비용은 보통 100만 원가량. 한 관계자는 "100만 원이면 양주 2병과 맥주 여러 병, 과일 안주에 아가씨 4명의 룸서비스가 들어간다"고 전했다. '2차'를 나가면 모텔 객실료를 포함, 1인당 30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

당사자들이 실제 성매매를 했는지와 무관하게, 김 행정관 외에도 장 행정관과 신 과장 등 3명 모두 '2차' 성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업소 관계자도 "당시 접대받은 3명이 여종업원들과 함께 '2차' 모텔로 나간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접대 자리에서 티브로드 측이 로비를 시도했는지도 의혹 대상이다. 일각에선 신 과장이 케이블TV 정책을 담당하고, 두 행정관 역시 방송통신비서관실에 소속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국내 최대 케이블 사업자인 티브로드가 큐릭스와의 인수합병 최종 승인을 앞두고 관계자들에게 로비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나아가 케이블 방송업계가 방통위 등에 관행적인 접대와 로비를 펼치며 유착 관계를 유지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티브로드 측은 "차장급에 불과한 팀장이 (급이 더 높은) 방통위 과장과 행정관에게 로비를 하겠나. 문 팀장이 인맥 관리를 위해 개인적으로 신 과장에게 여러 차례 부탁해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통위도 "지난달 18일 회의에서 승인 결론이 난 상태여서 티브로드가 로비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행정관의 성매매 혐의를 조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31일 저녁 D룸살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 신용카드 매출 전표 등을 확보했다. 지난 25일 김 행정관이 모텔에서 단속된 지 6일이 지난 뒤에야 기초적인 증거 확보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김씨가 31일 출석하기로 해놓곤 휴대폰을 꺼놓은 상태이며, 강제구인은 나중에 생각할 문제"라며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경찰은 현장 단속으로 김씨를 입건했음에도 "확보된 증거물이 전혀 없으며, 확보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경찰청이 지난해 하달한 '성매매 단속 매뉴얼'에 어긋나는 태도다. 여기엔 ▲캠코더, 카메라 등 채증 도구를 반드시 휴대 ▲단속 현장에서 장부, 콘돔 등 증거 확보 등의 지침이 명시돼 있다.

일선 경찰 관계자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관련 증거물을 수집해오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런데도 마포서 측은 "김씨 등 당사자와 참고인 진술만으로도 충분히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